문재인 대통령 생가 앞에 한 달째 대형 트랙터가…무슨 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3일 21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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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태어나 부산으로 이사하기 전까지 약 6년간 살았던 경남 거제 생가(生家) 앞에 한 달째 트랙터가 놓여 있다. 이 생가에는 문 대통령의 탯줄을 자른 것으로 알려진 추모 씨(88·여) 아들 배모 씨(47)가 살고 있다.

배 씨는 문 대통령 당선 직후 거제면 명진리 남정마을 생가를 찾는 방문객들이 많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게 되자 철제 펜스를 세우고 문을 경운기로 막았다. 또 ‘이 집은 개인이 거주하는 주택입니다. 허락 없이 함부로 들어오는 일은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라는 안내문도 붙였다. 그럼에도 마당으로 들어온 방문객들이 방문을 열려 하거나 사진촬영을 하고 집 물건에 손을 대 불편을 크게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2년 대선을 전후해서 뿐만 아니라 올 봄 조기 대선이 결정된 뒤에도 문 대통령 지지자와 관람객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더 견디지 못한 배 씨는 지난달 초 생가 대문 앞에 아예 트랙터를 세웠다. 거제지역 ‘문사모(문재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가 내건 팻말과 생가 이야기가 담긴 걸개그림도 함께 치웠다. ‘관람객이 돌을 빼내는 바람에 배 씨 집 담벼락이 무너졌다’거나 ‘키우던 개가 스트레스로 죽었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거제시는 13일 “배 씨에게 대문 개방을 부탁하고 있으나 (사생활을 희생하라고 요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에게 부담이 돌아갈까 우려해 생가 매입도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 거제시는 문 대통령 당선 직후 생가를 사들여 복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다 청와대가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자 포기했다. 대신 생가에서 200m 떨어진 곳에 방문객을 위한 주차장과 화장실을 만들었다.

문 대통령 생가 방문객은 5월 1만2400여 명에서 6월 1만4000여 명으로 늘었다가 7, 8월에는 다시 5000명 안팎으로 줄었다. 문 대통령의 부모는 6·25전쟁 당시 흥남철수 때 배를 타고 내려와 남정마을에 정착했다.

거제=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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