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에 ‘수상 레저’ 즐기자고?…논란 일자 행사 취소

  • 동아닷컴
  • 입력 2017년 8월 1일 13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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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로 고통을 겪는 유가족과 시민들의 심리 치료를 위해 설립된 안산 온마음센터가 올여름 기획한 ‘물놀이 프로그램’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세월호 참사로 딸을 잃은 유모 씨는 지난달 31일 인스타그램에 온마음센터로부터 받은 문자를 소개했다.

문자에는 “안녕하세요. 온마음센터입니다. 무더운 여름, 가족과 함께 북한강변의 시원한 자연바람을 맞으며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수상레저 프로그램을 준비하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웹자보를 참고하여 주시고, 신청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적혀있다.

이에 유씨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수상레저를요? 진심입니까?”라고 답문을 보냈다.

유 씨는 이 같은 대화 대용을 캡쳐해 올리며 “수상레저? 지금도 물만 쳐다보면 물속에 잠긴 예은이가 보여서 뛰어들고 싶은데 수상레저를? 강물이니까 괜찮다는건가? 맞서서 이겨내보라는건가? 아니면 물먹고 정신차리라는 깊은 뜻? 온마음센터는 치유센터가 아니라 잔혹센터인가?”라고 글을 썼다.

유 씨의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며 논란이 일자 온마음센터는 오는 8일 가평 북한강변 B종합레저타운에서 세월호 피해 가족들을 대상으로 개최할 예정이던 ‘핫썸머 수상레저’ 행사를 취소했다.

온마음센터 관계자는 동아닷컴에 “가족 간의 관계를 돈독하게 하고자 기존에도 가족캠프 일환으로 마련했던 프로그램인데, 만족도가 높아 올해도 기획하게 됐다”며 “다만 올해는 홍보 과정에서 ‘수상레저’ 등 단어 선택에 세심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사과했다.

또 “유가족이 800여 명이라 가족마다 요구과 의견이 다르다”며 “모든 유가족의 아픈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 추후에는 유가족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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