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초정약수 인근에 세종대왕 행궁 조성”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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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까지 숙박시설 등 들어서

충북 청주시는 2019년 3월 개관을 목표로 내수읍 초정리에 행궁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세종대왕 어가행렬 재현 모습. 동아일보DB
충북 청주시는 2019년 3월 개관을 목표로 내수읍 초정리에 행궁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세종대왕 어가행렬 재현 모습. 동아일보DB
충북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초정리에는 세계광천(鑛泉)학회가 미국 ‘섀스타’, 영국 ‘나폴라이너스’와 함께 세계 3대 광천수로 꼽는 초정약수가 있다.

동국여지승람과 조선왕조실록 등에 따르면 세종 26년(1444년) 세종대왕은 2차례, 117일 동안 초정약수 인근에 행궁(行宮·임금이 거둥할 때 묵었던 별궁)을 짓고 머물며 눈병을 치료했다. 하지만 그 행궁은 1448년 화재로 소실됐다. 이 행궁을 충북 청주시가 재현한다.

청주시는 3만8000m² 터에 진입 공간, 행궁, 숙박, 공원 등이 들어서는 행궁조성사업을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2019년 3월 개관을 목표로 국비 50억 원을 비롯해 140억 원을 투입한다.

진입 공간에는 광장과 안내센터, 어가(御駕)와 무기를 전시하는 사복청(司僕廳) 사장청이 각각 들어선다. 행궁 영역에는 야외 족욕 체험이 가능한 원탕행각(行閣)과 탕실, 침전, 편전, 왕자방, 수라간, 집현전 등이, 숙박 영역에는 관람객이 머물 수 있는 전통 한옥 6동 12실이 조성된다. 공원에는 산책로와 연못, 축제장이 만들어진다.

행궁 조성공사는 9월경 시작해 내년 말까지 마무리한 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2019년 3월 행궁의 문을 열 계획이다.

이승훈 청주시장은 “세종대왕 행궁 조성사업이 완료되면 초정약수축제와 행궁의 문화적 콘텐츠가 연계돼 청주의 대표적 관광 상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초정약수는 지하 100m 석회암층에서 솟아나 톡 쏘는 맛이 특징이다. 민간에서는 예로부터 약효가 제일 좋은 7, 8월 한여름 복날과 백중날에 이곳을 찾아 목욕을 하며 더위를 식혔다.

초정에는 세종 이외에도 많은 역사적 인물이 다녀갔다. 세종이 행차할 때는 집현전 학자인 신숙주, 최항, 황수신, 이사철, 이개 등이 동행했다. 이후 가려움증에 시달리던 세조도 이곳을 찾았다. 조선 후기에는 실학자 이규경이 다녀갔다.

일제강점기 1932년 8월 초정약수를 찾은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 선생(1894∼1970)은 동아일보에 ‘한글순례, 청주에서’라는 특별 기고를 2회 게재했다. 선생은 기고문에서 “세숫대야에 약수를 부어 두 눈을 씻으니 세종대왕으로부터 세례를 받은 느낌”이라며 “세종께서 병환이었지만 초정으로 오셔서 오직 훈민정음 제작에만 몰두하셨다”고 적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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