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주의 곰신들, 서울경찰청 앞 ‘점령 사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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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경 전역 동해오빠 얼굴 보자”… 전세계서 온 600명 1박2일 대기


14일 0시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앞에 600명이 넘는 여성이 몰려들었다. 피부색과 나이, 출신 국가는 각양각색이었다. 떡볶이를 먹는 이집트 여성부터 한국어 단어집을 들고 ‘열공’하는 네덜란드 여성까지…. 이들은 서울경찰청 소속 의경인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동해(본명 이동해·31·사진)의 전역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세계 각국의 ‘글로벌 곰신(고무신의 줄임말)’이다.

13일 오전 5시에 가장 먼저 도착한 스코틀랜드 출신 바이린 씨(21)는 20시간 넘게 기다리고 있었다. 히잡을 두른 인도네시아 교사 사산티 씨(27)는 한국에 오려고 월급의 절반인 100달러를 2년간 계속 모았다. 오전 6시 한 프랑스 여성이 “동해 나오기 3시간 전”이라고 외치자 모든 팬이 일어나 손거울을 보며 머리를 매만지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일부가 차도로 떠밀리자 금발의 한 여성 팬은 한국말로 “차도 내려오지 마! 차에 치여 죽을 거야. 죽으면 안 돼!”라고 외치기도 했다.

오전 9시 반 정문으로 나온 동해는 1박 2일을 기다린 팬들에게 5분 남짓 전역 소감을 밝히고 떠났다. 한 멕시코 여성 팬에게 ‘힘든데 왜 이렇게까지 하느냐’고 묻자 한국어와 영어가 섞인 답이 돌아왔다. “저도 몰라요. Just happiness(그냥 행복하니까)!”

김예윤 yeah@donga.com·김동혁 기자
#슈퍼주니어#동해#곰신#전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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