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에 어린이집 버스 인도 돌진, 12명 사상…운전자 “제동장치 작동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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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7월 5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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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주 서부소방서 제공
사진=청주 서부소방서 제공
5일 청주 도로를 달리던 어린이집 미니버스가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 인도로 돌진, 행인과 차량 3대를 덮쳐 2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했다.

청주 청원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25분께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사창사거리에서 김모 씨(57)가 몰던 21인승 어린이집 버스가 중앙선을 넘어 인도를 덮친 뒤 차량 3대를 잇달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인도에서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던 박모(85)·김모(73) 할머니가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모두 숨졌다. 또 보행자 1명과 미니버스 등 사고차량 4대에 타고 있던 9명 등 모두 10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고 치료 중이다.

사고 당시 어린이집 버스에는 운전자 김 씨 외에 성인 4명이 타고 있었다. 어린이집 원생들은 없었다. 김 씨는 오전에는 어린이집 원아들을 태우고, 낮에는 종교시설 오가는 사람을 이송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집 버스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차량 RPM이 갑자기 높아지면서 제동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며 “보행자가 없는 방향으로 차량 핸들을 급하게 꺾다가 차량을 충돌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김 씨는 흥덕구 봉명사거리에서 서원구 사창사거리로 방향 편도 4차선 도로 중 인도와 접해 있는 4차로로 주행했고, 내리막길을 내려오던 중 신호를 기다리는 차량을 보고 버스를 세우기 위해 브레이크를 잡으려 했으나 말을 듣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앞차와 충돌을 피하기 위해 왼쪽으로 핸들을 틀었고, 버스는 중앙선을 넘어 왕복 8차선 도로를 가로지른 후 인도로 돌진해 행인 3명을 들이받았다.

버스는 멈추지 않은 채 사거리 인도 모서리 부분을 10m가량 타고 넘었고, 좌측에서 직진해오던 승합차와 승용차 3대를 잇따라 들이받았다.

김 씨의 버스는 마지막에 들이받은 승용차를 약 20m나 밀고 나간 후에야 멈춰 섰다. 사고 후 버스 앞부분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찌그러진 상태였고, 버스와 충돌한 인도의 철제 가드레일은 휴짓조각처럼 구겨졌다.

김 씨는 면허가 있었고 음주운전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승합차 운전사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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