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회현동 일대 ‘남촌’ 명소로 만든다

  • 동아일보

서울역 주변 도시재생 산업과 연계… ‘남촌 전통주’ 개발 등 158억 투입

서울 북촌(北村) 하면 한옥마을이 떠오른다. 반면 남촌(南村) 하면 떠올릴 게 마땅치 않다. 2000년대 이후 서울시의 다양한 지원을 받으며 발전한 북촌과 달리 청계천부터 남산에 이르는 지역인 남촌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그러나 이제 좀 달라질 듯하다. 서울시는 남촌을 북촌이나 서촌 같은 지역 명소로 만들기 위해 내년까지 158억 원을 들여 남촌 재생사업을 시작한다. 중구 회현동 일대 50만 m²를 중심으로 3개 부문에서 15개 사업을 추진한다. 서울시가 2015년부터 진행하는 서울역 일대 도시재생 활성화계획의 하나다.

회현동의 ‘숨은’ 명소 다섯 곳을 지역 거점으로 삼아 되살린다. 그 중심은 조선 중종 때 영의정을 지낸 정광필 집터에 있는 수령 520년의 은행나무다. 이곳에서 12명의 정승을 배출해 회현(會賢)동이라는 이름의 유래가 됐다. 현자들이 모였다는 뜻이다.

1970년 건립된 회현 제2시범아파트도 예술인 주거·창작 공간으로 재정비하기 위해 주민들과 보상협의 및 용역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밖에 18세기 조선의 문인화가이자 단원 김홍도의 스승인 표암 강세황 집터, 근현대 건축 자산과 옛 골목길, 소파로 아래편 남산공원을 5대 거점으로 재생시킨다.

서울시는 이곳 5대 거점과 서울로7017, 남산을 연결하는 옛길을 걷는 길 중심으로 재단장해 남촌 보행네트워크를 조성할 예정이다.

또한 남촌 고유의 정체성을 되살리기 위해 시와 지역주민, 상인들이 함께 탐방, 축제, 학업, 술, 숙박 5개 테마로 지역브랜드를 개발하고 있다. 남촌 전통주가 대표적이다. 조선시대 회자한 ‘남산에서 빚은 술과 북촌에서 지은 떡이 맛있다’는 뜻의 ‘남주북병(南酒北餠)’에서 착안해 남촌 술 브랜드를 개발한다는 얘기다. 주민들이 낡은 주택을 개량할 수 있도록 융자 지원, 건축기준 완화 같은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80억 원을 투입해 도시재생 지원센터 역할을 할 ‘남촌 앵커시설’과 남산공원 생태숲 놀이터 조성을 선도사업으로 시행한다. 내년에는 78억 원을 추가로 들여 남촌의 자산을 서로 연결하는 2단계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남촌#명소#서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