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노모 살해 뒤 암매장…자수한 50대 아들 “치매 수발 힘들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9일 22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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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를 앓던 70대 노모(老母)를 죽인 뒤 암매장한 50대 남성이 범행 1년여 만에 경찰에 자수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자신의 어머니 A 씨(78)를 살해한 뒤 유기한 혐의(존속살해 및 사체유기)로 아들 채모 씨(55·무직)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채 씨는 지난해 3월 13일 오전 4시경 서울 강서구에 있는 당시 자신의 집에서 베개를 이용해 A 씨의 얼굴을 막아 숨지게 했다. 채 씨는 이후 천 등을 이용해 어머니의 시신을 묶은 뒤 집 현관 옆 계단 아래쪽에 있는 빈 공간으로 옮겼다. 1㎡도 되지 않는 공간에 시신을 넣은 뒤 흙과 벽돌, 시멘트를 이용해 시신을 은폐했다.

채 씨의 범행은 1년 3개월이 29일 오전 6시 30분 채 씨가 스스로 경찰을 찾아와 범행을 실토하면서 비로소 드러났다. 채 씨는 경찰 조사에서 “치매를 앓는데다 대소변도 가리지 못하는 어머니를 수발하는 게 힘들어 범행을 저질렀다”며 “이제 장례를 치러 어머니를 보내드리고 싶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 씨의 진술을 들은 경찰은 이날 오후 채 씨의 옛 거주지인 해당 건물을 찾아 A 씨의 시신을 찾아냈다. 발견 당시 A 씨의 시신은 ‘ㄷ자’로 접혀 있었고 천 등으로 둘러싸인 상태였다. 경찰은 시신을 부검하고 범행 동기 등을 추가로 조사한 뒤 채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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