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만 거듭하는 인생 일컫는 ‘호모 인턴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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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등장한 국내 신어들
잔소리-간섭 많은 사람 ‘고나리’… ‘순실증-탄핵세대’ 촛불 정국 반영

올해도 한국 사회의 세태를 반영하는 신어는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사람들의 특정 행동을 비판하는 단어에서부터 청년실업의 심각성을 드러내거나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서 파생된 말도 있다.

청년실업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신어가 여전히 많다. 인턴만 거듭되는 인생을 자조하는 ‘호모 인턴스’에 이어 ‘부장 인턴’ ‘티슈 인턴’ 등도 자주 쓰인다. 부장 인턴은 정규직이 되지 못하고 계속되는 인턴 생활로 부장만큼이나 풍부한 경험을 쌓은 취업준비생을 가리킨다. 티슈 인턴은 휴지처럼 쓰고 버려진다는 비판적 의미를 담고 있다.

사람들의 행동을 비판하는 신어로 ‘고나리’와 ‘궁예질’ 등도 화제다. 고나리는 ‘관리’라는 단어를 키보드로 빨리 치려다 난 오타에서 유래한 것으로 잔소리나 간섭을 많이 하는 사람을 비판할 때 사용한다. 궁예질은 근거 없이 멋대로 추측하고 해석한다는 의미다.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관심법(觀心法)’을 썼다는 궁예(?∼918)의 언행에서 유래됐다.

최순실 게이트에서 파생된 신어도 있다. ‘순실증 환자’가 대표적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국정 농단 여파로 우울감과 무기력증을 느끼는 증상을 순실증이라고 부른다. 일부 고교 3년생들이 최 씨의 딸 정유라 씨가 부정 입학한 사실에 대해 분노하며 이런 말을 쓰기도 했다.

최근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전후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선 ‘탄핵 세대’란 신어가 눈에 띄고 있다.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신어#호모 인턴스#고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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