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6차산업 농가 2만3506개… 전국서 세 번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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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잠재력 갖췄지만 이끌어나갈 인력-구조 등 취약
롯데백화점 ‘우수 향토관’ 등 활성화 위한 새로운 상생모델 필요

지난해 11월 롯데백화점 광주점 지하 1층 식품관에 개관한 ‘전남 6차 산업 우수 향토관’에서 참석자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 제공
지난해 11월 롯데백화점 광주점 지하 1층 식품관에 개관한 ‘전남 6차 산업 우수 향토관’에서 참석자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 제공
 #1. 전남 담양군 창평면 유천리 시골마을에서 발효식품을 만들어 파는 기순도 씨(67·여)는 전남을 대표하는 전통장(醬) 명인이다. 시어머니에게서 장 담그는 비법을 전수받아 43년째 전통장을 담그고 있다. 죽염으로 장을 띄워 감칠맛이 뛰어나 한 번 그의 장맛을 본 사람은 다른 장으로 바꾸기 쉽지 않다고 한다. 기 씨는 더 많은 사람이 전통장을 맛보고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한옥체험관을 설립하고 학생 등을 대상으로 장 만들기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2. 전남 순천시 승주읍 ‘명인신광수차’ 신광수 대표(65)는 40년 넘게 한국 가마솥 덖음 차 제조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신 대표가 직접 덖는 녹차는 향과 색깔, 형태까지 모두 최상의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기농 수제차는 일반 녹차보다 3배 정도 높은 값을 받는다. 잎차와 차꽃 녹차가루를 활용한 가족 단위 체험 행사와 다도(茶道)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차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 6차산업은 농업 블루오션

 기 씨와 신 대표는 6차산업의 성공 모델이다. 6차산업은 1차(농림수산업), 2차(제조·가공업), 3차산업(서비스업)을 복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산업을 말한다. 다양한 가공 상품을 개발해 유통망을 확대하고 홍보관 및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농가 소득도 높이는 6차산업이 농촌 경제에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16일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에 따르면 전남에서 6차산업에 종사하는 농가와 농업법인은 2만3506개로 전국 9개 도(道) 가운데 경북(2만7356개), 경기(2만4869개)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전남 6차산업 농업법인은 유통과 가공 분야를 중심으로 크게 늘어나 연평균 증가율이 전국에서 두 번째인 62%에 달한다.

 전남의 6차산업은 풍부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지만 농업 현장에 이를 접목하고 이끌어나갈 인력과 자본력, 유통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에게 직접 농산물을 판매하는 농가 비중이 18.1%로 전국 최하위 수준인 데 반해 농산물 수집상에게 판매하는 비중(13.2%)은 제주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아 유통구조 개선이 시급한 과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전남도와 롯데백화점 광주점이 6차산업 활성화를 위해 손을 맞잡았다. 제조와 판매 및 유통을 연계한 시스템으로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 제조와 판매·유통 상생협력

 지난해 11월 롯데백화점 광주점 지하 1층 식품관에 개관한 ‘전남 6차산업 우수 향토관’이 상생협력의 첫걸음이다. 16m² 규모에 기순도 전통장, 신광수 녹차를 비롯해 강진군 백정자 즙장, 곡성군 오희숙 부각, 담양군 안복자 한과, 진도군 김영숙 모시송편 등 전남 22개 시군을 대표하는 농특산물 200여 품목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

 백화점에 입점한 안복자 씨(63·여)는 “입점을 계기로 한 차원 높은 고객 신뢰도와 홍보 효과를 얻게 됐다”며 “지역을 넘어 전국구 브랜드로 도약할 기회가 마련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설을 앞두고 전남 6차산업 선물세트 특선집도 발간했다. 경기 침체와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위해 사전 품평회를 거쳐 상품을 엄선했다. 선물세트는 5년 숙성 천일염과 지하 암반수로 제조한 장흥특산물 ‘햇콩마루’, 120년 내림 씨간장을 이용해 발효한 전통 장, 전통 부각 등 20여 개다. 세트는 시중보다 1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김정현 롯데백화점 광주점장은 “앞으로 지역 농가와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해 전남도 우수 농특산물 판로 확대와 매출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완도, 여수, 진도, 순창 등 자치단체와 우수 농특산물 판로 개척을 위한 협약을 맺고 다양한 지원 사업을 벌이는 한편 현지답사를 통해 우수 농가를 발굴하고 입점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전남#6차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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