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 학생들의 피난처…48년 만에 문 닫는 서울대 ‘솔밭식당’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7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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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인 '솔밭식당'이 48년 만에 문을 닫는다.

솔밭식당 운영주체인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은 "솔밭식당 건물이 낡아 건물 안전을 확신할 수 없다고 판단돼 31일 폐점하기로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솔밭식당이 현재 서울대 관악캠퍼스 교수회관 인근 소나무숲에 들어선 것은 관악캠퍼스가 조성되기 7년 전인 1968년. 나정혜 씨(83)는 당시 관악골프장이었던 이곳에 식당을 차리고 골프장 손님과 직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나 씨는 1975년 관악캠퍼스가 지어진 후에도 학내 식당으로 영업을 이어갔다. 이후 민주화운동 시기에는 운동권 학생들의 피난처 역할을 하는 등 관악캠퍼스의 역사를 품은 상징적 장소가 됐다.

이 식당은 2012년 나 씨의 건강문제 등으로 폐점할 뻔 했지만 생활협동조합이 운영을 이어받으면서 명맥을 이어왔다. 하지만 생활협동조합은 48년간 자리를 지켜온 식당의 시설 노후 문제로 결국 폐점을 결정하게 됐다.

2000년 문을 연 학내 최초 문화 휴식공간인 찻집 '다향만당'도 폐점 위기에 놓였다. 다향만당은 수익 악화로 이달 말 폐점할 예정이었지만 즐겨 찾던 교수, 대학원생 등이 간절히 요청해 한시적으로 운영을 연장하기로 했다. 생활협동조합 관계자는 "1년 정도 운영한 후에도 수익이 개선되지 않으면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대 두레문예관에 위치한 다향만당은 16년 동안 다도(茶道) 체험을 제공해왔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들어 학내에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이 들어서는 등 커피 소비문화가 확산되면서 이용자가 급격히 감소했다.

차길호 기자 ki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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