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송도에 뇌질환 연구기지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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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브레인 밸리’ 기공식 열고 2020년까지 7층 규모 연구소 건설
초고해상도 뇌전용 MRI 선보여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왼쪽에서 열 번째)이 지난달 30일 송도국제도시 바이오리서치콤플렉스(BRC)에서 열린 브레인 밸리 기공식에서 버튼을 누르고 있다. 길병원은 의료 및 바이오산업 시설을 집중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BRC를 조성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제공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왼쪽에서 열 번째)이 지난달 30일 송도국제도시 바이오리서치콤플렉스(BRC)에서 열린 브레인 밸리 기공식에서 버튼을 누르고 있다. 길병원은 의료 및 바이오산업 시설을 집중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BRC를 조성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 제공
 가천대 길병원이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인간의 뇌를 연구하는 기지를 만든다.

 길병원은 송도국제도시 바이오리서치콤플렉스(BRC)에 ‘브레인 밸리(Brain Valley·조감도)’를 착공했다고 7일 밝혔다. 2009년 조성된 BRC에는 54만 m² 규모의 연구동(1, 2동)과 아파트형 공장인 ‘스마트 밸리’가 있다. 730여 개 중소업체에 40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길병원은 인류 고령화로 치매와 뇌중풍(뇌졸중) 뇌종양 조현병 등 각종 뇌질환이 급증하고 있어 브레인 밸리 건설에 나섰다. 국내에서도 뇌 예방과 진단, 치료법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기 위한 의료메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선진국들은 국가적 차원에서 뇌질환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020년까지 지하 2층, 지상 7층, 총면적 2만1305m² 규모로 지어질 브레인 밸리에는 초고해상도 뇌전용 자기공명영상(MRI) 장비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대학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7T(Tesla) MRI에 비해 100배 이상 선명한 뇌 영상을 얻을 수 있는 11.74T MRI 개발이 목표다. 정부가 지원하는 연구비와 부담금을 포함해 모두 250억 원이 투입된다.

 병원 측은 이 사업에 앞서 2004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독일 지멘스사의 7T MRI를 들여온 뒤 10년 넘게 뇌 연구를 계속해 왔다. 2006년 670억 원을 들여 가천뇌과학연구원을 설립했고 지난해 영국 브리스틀대와 뇌질환을 공동으로 연구하는 ‘가천-브리스틀 뇌과학연구기관’을 열었다.

 8월에는 이탈리아 의료기기 전문회사인 ‘ASG 슈퍼콘덕터스’ 등과 MRI의 핵심 부품인 ‘마그넷’을 발주했다. 일종의 강력한 자석인 마그넷의 자장이 클수록 선명한 MRI 영상을 얻을 수 있다. 길병원은 이들 회사와 함께 ‘뇌를 들여다보는 현미경’으로 불리는 ‘양전자 단층촬영 MRI’ 결합 시스템을 만드는 연구 및 제조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

 브레인 밸리에서는 또 핵반응 원리를 이용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차세대 암 치료기(a-BNCT)도 개발할 예정이다. 이 치료법이 뇌암과 두경부암 등에 치료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과 일본에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길병원은 지난해 11월 이 치료기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다원시스와 개발 협약을 맺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산업핵심기술개발 사업으로 지정해 2020년까지 104억 원을 지원받는다.

 길병원이 이들 의료기기 개발에 성공하면 뇌질환의 원인과 예방 진단 치료 영역에 이르기까지 독보적인 지위를 얻게 된다. 뇌를 연구하는 국내외 의료진과 연구소, 환자들이 브레인 밸리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치매치료제 등을 제조하는 바이오의약품 회사들도 입주할 것으로 보인다.

 한문덕 BRC 대표이사는 “브레인 밸리는 최종적으로 연구와 치료가 동시에 이뤄지는 의료지식산업의 클러스터다. 송도국제도시가 세계적인 뇌과학 허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가천대 길병원#뇌질환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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