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獨에도 ‘더블루케이’ 쌍둥이 회사 설립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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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혜의혹 받은 국내 더블루케이와 회사명-로고-경영인 이름 유사
같은 지번에 ‘비덱’이란 업체도 소유… K스포츠재단과 돈거래 창구 의혹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60) 씨가 딸 정유라 씨(20)가 승마 훈련 중인 독일 현지에 ‘비덱(WIDEC)’이라는 스포츠 마케팅 업체 외에 ‘더블루케이(The Blue K)’라는 스포츠 매니지먼트 회사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는 같은 이름의 한국 더블루케이와 ‘쌍둥이 회사’로 보이며 한국 더블루케이는 국내 공공기관으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회사다.

 18일 독일에서 발행된 기업 소개서에 따르면 더블루케이의 주소는 독일 헤센 주 슈미텐에 설립된 비덱과 지번까지 같다. 올해 2월 설립된 더블루케이의 기업 소개서에는 최 씨가 유일한 주주로 등재돼 더블루케이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기업 소개서에는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고모 씨(40)가 경영인으로 등장한다. 그런데 올 8월 폐업한 한국 더블루케이에도 같은 이름의 인물이 이사로 등장한다. 두 회사의 고 씨는 동일 인물로 추정된다. 올 1월 설립된 한국 더블루케이는 K스포츠 재단이 설립되기 하루 전에 세워졌다. 양 기관의 회사 로고도 유사해 K스포츠 재단과의 연관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한국 더블루케이의 실소유주도 최 씨이며 한국 더블루케이가 독일 더블루케이로 돈을 보내기 위한 ‘도구’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한국 더블루케이는 이달 13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 때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이 보도자료를 통해 의혹을 제기한 회사다. 송 의원에 따르면 한국 더블루케이는 올해 1월 설립된 뒤 4개월 만에 에이전트 실적이 전혀 없었는데도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공공기관인 GKL과 ‘장애인 휠체어 펜싱팀’ 전지훈련 및 대회 참가 관련 업무대행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GKL은 장애인 스포츠계에서 전례가 없이 스카우트 비용으로 1인당 2000만 원씩, 총 6000만 원을 선수들에게 지급했다.

 그러나 송 의원은 이 돈이 실제로 선수들에게 지급되지 않고 더블루케이에 유입된 정황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송 의원 측은 “GKL이 지난해 9월 문체부로부터 장애인 실업팀 창단 요청 공문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더블루케이라는 회사를 소개받아 업무대행을 맡긴 정황이 있다”며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이 본격화하자 계약을 파기하고 업체도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한국 더블루케이가 공공기관과 특혜 계약을 체결했고, 이 회사가 독일에 있는 최 씨의 회사와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 한웅재)는 재단 설립 절차를 확인하기 위해 주무 부처인 문체부 관계자를 소환하기로 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법무부 종합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김현웅 법무부 장관에게 “미르 재단 관련 고발 사건을 특수부가 아닌 형사부에 배당했는데 검찰이 수사 의지를 갖고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김 장관은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하도록 지휘·감독하겠다”고 밝혔다.

김준일 jikim@donga.com·황형준 기자
#더블루케이#최순실#독일#특혜#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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