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부모가 6세 입양딸 암매장

포천서… 말 안듣는다고 학대 정황… 딸 숨지자 야산서 불태운 뒤 묻어
다음날 “축제장서 실종” 거짓신고

　입양한 6세 딸이 숨지자 야산에서 불태워 암매장한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범행을 감추기 위해 “축제에서 딸을 잃어버렸다”고 거짓 신고를 하기도 했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A 씨(47)와 아내 B 씨(30)를 살인 및 사체 손괴·유기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29일 밤 경기 포천시 신북면 자신들의 아파트에서 딸이 숨지자 다음 날 오후 11시경 A 씨의 직장 부근 야산에 시신을 불태워 묻은 혐의를 받고 있다. 10년 전부터 동거해오던 이들은 3년 전 혼인신고를 하며 딸을 입양했다.

　A 씨 부부는 이 같은 사실을 숨기기 위해 1일 오후 3시 37분경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축제장에서 “딸을 잃어버렸다”고 112에 거짓 신고를 했다. 이들과 축제에 같이 있었던 A 씨의 고향 친척뻘인 C 씨(19·여)도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씨가 알리바이를 조작하기 위해 C 씨를 불러 축제까지 동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집 주변 CCTV를 통해 A 씨가 포대기에 싼 아이를 안고 나오는 장면을 포착해 시신 유기 사실을 집중 추궁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부부는 아이가 숨진 지난달 29일 딸이 말을 듣지 않는다며 벌세우는 등 학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들은 경찰에서 “아이의 상태가 좋지 않아 응급처치를 하던 중 숨졌다”며 살해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