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주민들, ‘가습기 살균제 치약’ 관리소장에 선물?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9월 28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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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트위터 캡처
사진=트위터 캡처
최근 서울 강남구 소재 한 아파트 주민들이 관리소장에게 가습기 살균제에 쓰인 성분이 들어간 것으로 확인 돼 논란이 된 치약을 무더기로 ‘선물’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많은 이의 공분을 사고 있다.

27일 트위터 이용자 ‘FOX-B’는 자신의 아버지가 강남 한 아파트의 관리소장이라고 소개하며 “평소 주민들이 음식이나 물건을 나눠주고는 한다. 꼭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것이지만. 어제는 집에 왔더니 거실에 치약이 가득했다. 불안한 기운은 역시, 뉴스를 보니 치약 이슈가. 참 대단해”라는 글을 올렸다.

이 아파트 주민들이 관리소장인 그의 아버지에게 최근 가습기 살균제의 문제 성분이 들어있다며 논란에 휩싸인 ‘메디안 치약’을 선물이라는 명목으로 떠넘겼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그의 아버지는 치약 관련 논란을 모른 채 메디안 치약 40여 개를 받았다.

이어 “조작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포장을 뜯지 않은 메디안 치약이 가득하다. 그는 “주민들 집 가서 땀 흘려 일해주고, 이런 물건 받으면서 감사하다고 고개 숙였을 아버지 모습이 생각나서 더 기분이 나쁘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사용기간이 지난 물건들도 있어서 환불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제조시기가 2008년인 제품도 있더라”고 했다.

또 다른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부모님과 일본에 출국할 때 인천공항 면세점서 아버지와 아파트 주민이 마주쳤는데, 나중에 주민 회의에서 건의가 있었다고 한다. ‘아파트 직원이 해외로 휴가 가는 건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더라”고 주장했다.

이에 많은 트위터 이용자들이 공분했다. wood****은 “국민들 치약 모두 수거해서 저 아파트 입주민들 앞으로 보내주고 싶네”라며 분노했다. “양심을 어디로 보냈을까, 조롱한 것일까(Dail****)” “어떻게 심보가 이토록 고약할 수 있나, 문제되는 치약은 반품하든가 버리지…(Stel****)” “남에게 줄 물건은 내가 받아도 될 물건이어야(Bigk****)”라는 글이 이어졌다.

life****은 최근 이슈가 된 바 있는 ‘갑질 논란’들을 언급했다. 그는 “택배기사는 엘리베이터 이용금지, 아파트 관리인은 해외여행 가면 좀 그렇고, 치약 못 쓴다니까 치약을 주고, 배달원은 가는 길에 쓰레기 버리라고 시키고, ‘주공’ 사는 애랑 ‘자이’ 사는 애랑 짝 시키면 안 되고…”라며 씁쓸해 했다.

최초 게시자 FOX-B는 글이 1만 500회 넘게 리트윗 되는 등 큰 관심을 받자 “한 사례가 아니다. 아파트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거지가 아니다. 쓰레기는 남 줘서 생색내지 말고 직접 버려라”라며 추가로 글을 올렸다.

더불어 “공동주택의 관리인과 관련한 문제는 심각한 사회 이슈다”라며 “경비노동자·청소원·관리사무소 직원은 당신과 같은 ‘인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치약에 사용이 허용되지 않은 CMIT·MIT(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메틸이소티아졸리논) 성분이 아모레퍼시픽 메디안 치약 등 11개 제품에 들어 있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해당 제품들을 전량 회수하기로 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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