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총장, 예수회 로마 총원에 탄원…“이사회 신부들 조사해 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19일 2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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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풍 서강대 총장이 학교 설립 모태인 예수회의 로마 총원에 “남양주 캠퍼스 건립을 반대하는 예수회 이사진의 파행적인 학교 운영을 조사해 달라”며 탄원서를 제출했다.

유 총장은 19일 가톨릭 수도회인 예수회 로마 총원장 아돌포 니콜라스 신부에게 보낸 탄원서를 동문들에게 공개했다.

유 총장은 탄원서에서 “오늘의 서강대는 정제천 예수회 한국관구장의 부당한 간섭과 예수회가 지배하는 이사회의 파행적인 학교운영으로 개교 이후 최대 위기”라며 “로마에서 적절한 인물을 한국에 보내 일부 신부의 정의롭지 못한 행동을 바로 잡아 달라”고 요청했다. 학교의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이사회는 예수회 신부가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서강대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남양주 캠퍼스 설립 계획은 올 5월과 7월 예수회 중심의 이사회에서 잇달아 부결되면서 사실상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대규모 지원을 약속했던 남양주시는 협약 불이행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유 총장은 “정 관구장은 남양주 프로젝트 추진을 중단한 이유가 내부 검토와 합의 절차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일부 예수회원들이 기득권 약화를 우려해 변화와 개혁을 반대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관구장이 반대 논리로 세웠던 재정 문제가 남양주시의 지원과 동문 모금으로 해결됐는데도 다른 핑계를 대며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사회는 지난달 교수 등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남양주시 측의 지원 약속 문서화와 정원 이동에 대한 합의 도출이 선행돼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학내에서는 이사회 결정에 반대하는 침묵시위가 열리는 등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총학생회는 이사회 내 예수회 신부 비율을 줄이는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340억여 원의 기부금을 약정한 동문회도 관구장을 항의 방문하고 예수회가 학교 행정에서 손을 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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