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3명 목숨 앗아간 ‘다연장로켓 비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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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원 받고 폐기사업 편의… 예비역 대령등 비리 추가 포착
해당업체 폭발물질 관리 소홀… 3년전 전주 도심서 터져 11명 사상

수명이 다한 다연장로켓포(MLRS) 폐기·재활용 사업 비리에 전·현직 군 관계자 여러 명이 추가로 연루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무기 재활용업체 H사 대표 김모 씨(47·구속 기소) 등으로부터 “예비역 대령 A 씨와 군 관계자 등 2, 3명에게 사업 편의를 제공받는 대가로 수천만 원대 금품을 건넸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고 A 씨를 출국금지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검찰은 조만간 A 씨를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2010년부터 130mm 다연장로켓 폐기 사업 계약과 관련해 편의를 봐주고 김 씨로부터 2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육군 모 보병사단 서모 중령을 지난달 구속 기소했다. 서 중령은 당시 육군본부 군수참모부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130mm 다연장로켓은 북한이 다량 보유한 122mm 방사포에 대항하기 위해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개발돼 1981년부터 실전 배치됐다.

H사는 수명기한 22년이 지난 낡은 다연장로켓을 군에서 넘겨받아 재활용했다. 로켓을 절단해 고체 추진체를 분리한 뒤 추출한 과염소산암모늄을 해외에 전기자동차 배터리 연료로 수출하는 사업이었다. 검찰은 H사가 특별한 전문성 없이 김 씨의 뒷돈 로비로 일감을 수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013년 4월 11명의 사상자를 낸 폭발 사고도 이런 문제가 원인이 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당시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폐기물처리장에서 추진체 부품 폐기물이 폭발하면서 근로자 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조사 결과 H사는 2012년 국방부 탄약관리과에서 ‘불용’ 처리된 다연장로켓 추진체를 인수했다. 그러나 추진체에서 과염소산암모늄을 분리하고 남은 물질의 위험성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고 하청업체에 폐기를 의뢰했다. 특히 폐기물질의 위험성이 담긴 시험평가서가 아니라 로켓추진체 포장용지인 아스콘지의 시험평가서를 해당 업체에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고로 김 씨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돼 올해 초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장관석 jks@donga.com·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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