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외지인에 백령도 간척지 1ha씩 무상 제공하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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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길 옹진군수 파격지원 밝혀

조윤길 인천 옹진군수는 백령도 출신답게 섬 구석구석을 손바닥 보듯 잘 알고 있다. 조 군수가 7일 “청정 섬에서 100세 인생 시대를 열자”며 섬 정착을 돕는 다양한 지원책을 소개하고 있다. 옹진군 제공
조윤길 인천 옹진군수는 백령도 출신답게 섬 구석구석을 손바닥 보듯 잘 알고 있다. 조 군수가 7일 “청정 섬에서 100세 인생 시대를 열자”며 섬 정착을 돕는 다양한 지원책을 소개하고 있다. 옹진군 제공
“귀농을 희망하는 외지인에게는 옹진군이 소유한 백령도 간척지를 1인당 1ha씩 무상으로 제공할 것입니다. 아름답고 살기 좋은 섬 지역에 정착하기 쉽도록 조례에 다양한 지원방안을 담으려고 합니다.”

조윤길 인천 옹진군수는 7일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파격적인 귀촌·귀어 지원책을 제시했다. 서해 최북단 섬으로 ‘바다의 종착역’으로 불리는 백령도의 ‘솔개간척지’ 내 농경지를 무상으로 임대하고 귀농정착촌도 조성하기로 했다. 북녘 땅 장산곶이 멀리 내다보이는 백령도는 북한의 도발 때 긴장감이 높아지기도 하지만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청정 섬이다.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두무진 명승지, 천연기념물인 사곶해변과 콩돌해변, 1896년 세워진 중화동교회 등의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조 군수는 “총 130만 m² 규모의 대단위 간척지인 솔개지에서는 보리 메밀 블루베리 키노아 등 여러 작물을 시험 재배하는 군 직영농장이 운영되고 있다”며 “귀농인이 이곳에서 10년간 농사를 지으면 농지를 싼 가격에 불하해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100여 개 섬으로 이뤄진 옹진군은 다른 지역보다 농어민에 대한 지원 혜택이 다양하고 풍부하다. 귀농인이 가족과 함께 섬에 거주하기로 결정하면 정착장려금과 이사비용, 귀농인 연수비, 농업기반 조성, 주택 수리, 농지 임차비 등으로 각각 100만∼1000만 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농업 기반에 드는 총비용 중에서 자부담은 약 20%에 불과하다. 또 옹진군 전역에서 생산한 쌀을 정부가 100% 수매하기 때문에 안심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조 군수는 “지난해부터 무인헬기 2대를 구입해 해충 방제 등을 위한 약품 살포를 해주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며 “약품 비용 중 30%만 자부담으로 하고 무인헬기 투입과 방제를 무료로 해주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문갑도 선갑도 소연평도 등 면사무소가 없는 작은 섬의 주민과 귀농인에게는 과수와 채소류 종자와 종묘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조 군수는 이런 혜택으로 짭짤한 소득을 올리고 있는 문갑도 사례를 소개했다.

“몇 년 전 덕적도와 가까운 문갑도에 사는 40가구 주민들에게 엄나무 1만 그루를 주고 소득작물로 키워 보라고 권유했다. 처음엔 일부 주민이 ‘개고생 시키느냐’며 거부감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젠 농가소득을 크게 증진시키는 지역 특산물로 자리 잡았다.”

섬 곳곳에선 특산물을 활용한 가공산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달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aT센터에서 열린 동아일보·채널A 주최 ‘2016 A FARM SHOW―창농·귀농 박람회’에 참가했던 옹진군의 건강식품은 최고 인기 제품으로 꼽혔다. 조 군수는 “건강식품인 영흥도의 곡류 콘플레이크는 서울 강남매장에서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고 굼벵이와 쑥 가공품도 박람회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고 전했다.

옹진군 섬 지역에 살면 교육 혜택도 많다. 조 군수는 “여러 장학기금이 있어 고교까지 학자금을 전액 지원하는 섬이 많고, 섬 특별전형 등으로 대학 진학도 의외로 수월하다”고 전했다. 수도권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서울 영등포구의 ‘옹진장학관’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기숙할 수 있다. 그는 “최대 60명이 숙식할 수 있는 옹진장학관에서 매달 20만 원만 내면 아침 식사까지 제공한다”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귀농#백령도 간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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