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비리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62),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62),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58·구속)는 2009년 8월경 중국으로 2박 3일 일정의 골프여행을 다녀온 이틀 뒤에 대우조선해양의 쌍둥이 배 명명식에 참석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된 명명식에는 송 전 주필과 민 전 행장의 처 및 자녀도 참석했다고 대우조선해양이 밝혔다.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송 전 주필, 민 전 행장, 박 대표 등이 2009년 8월 14일부터 16일까지 중국 골프여행을 다녀온 사실을 확인하고 비용 대납 의혹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 전 행장은 “비용은 각자 지불했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민 전 행장이 비용을 지출했다고 의심할 만한 진술을 받고 계좌 추적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특히 송 전 주필이 산업은행이나 대우조선해양 관련 사업에 우호적인 기사 및 사설을 게재했는지도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 전 주필은 조선일보 2008년 8월 9일자 ‘누가 월스트리트를 두려워하랴’란 제목의 칼럼에서 “외환은행 사는 값으로 월스트리트의 대형 증권사를 살 수 있을 지경”이라며 민 전 행장이 추진하던 매입을 적극 지지한 적이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2009년 8월 18일부터 1박 2일간 경남 거제시 옥포조선소에서 개최한 쌍둥이배 ‘노던제스퍼호’와 ‘노던주빌리호’의 명명식에는 중국 골프여행에 동행한 민 전 행장 등 세 사람이 나란히 참석했다. 가족도 대동했는데, 송 전 주필의 처와 자녀, 민 전 행장의 처와 자녀가 모두 참석했다. 관례적으로 배 명명식에선 선주의 아내나 딸 등이 도끼로 밧줄을 자르는 의식을 많이 한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옥포 현지에서 헬기로 이동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명명식이 끝난 뒤에 금으로 도금된 도끼를 선물로 줬다는 관련자 진술도 확보했다. 선박 건조와 전혀 관련이 없는 송 전 주필의 배우자가 명명식에서 밧줄을 끊은 것을 두고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다”라는 지적이 많다.
한편 검찰은 박 대표가 회사 자금으로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30억 원대 아파트를 매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뉴스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해 2월 이 아파트를 박 대표와 남편으로 알려진 이모 씨(65)에게 전세를 줬다. 검찰은 이 행위가 횡령이나 배임에 해당하는지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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