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교향악단 직원 성추행 및 인권 문제가 벌어진 후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54)와 벌어진 법적 다툼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정명훈 전 서울시향 예술감독(63)이 15일 새벽 검찰 조사를 끝내고 ‘만세’ 포즈를 취했다. 전날 오전 10시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출석한 정 전 감독은 이날 오전 0시30분에 14시간이 넘는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두 팔을 들어 올렸다.
정 전 감독은 ‘명예훼손 등 혐의를 인정했느냐’는 질문에 “조사를 받았으니 결과가 나오겠죠”라고 답변했다. 이어 ‘이번 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혔다고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며 “직원들이 그렇게 당하는데 가만히 있어야 하나”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이근수)는 정 전 감독을 피고소인 및 고소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2014년 12월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 10여 명이 “박현정 대표가 단원들에게 폭언과 욕설, 성희롱 및 성추행을 했다”는 주장을 내놨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올 3월 서울시향 직원들이 박 전 대표를 물러나게 하려고 허위 사실을 퍼뜨린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박 전 대표의 성추행 등 의혹에 대해 무혐의로 결론내고 정 전 감독의 부인 구모 씨가 허위사실 유포를 사실상 지시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박 전 대표는 정 전 감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정 전 감독은 무고 등 혐의로 박 전 대표를 맞고소했다.
부인 구 씨는 프랑스에 체류 중으로 현재 기소중지 상태다. 검찰은 구 씨에게도 소환을 통보하기로 했다. 다만 구 씨가 귀국하지 않는 경우에는 기존 수사와 정 전 감독의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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