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한국 학생들 어울려 ‘쿵쿵 따, 쿵쿵 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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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한누리학교 1박 2일 ‘이색 캠프’

9일 인천 한누리학교 대강당에서 1박 2일간의 2016 글로벌 꿈 키움 캠프를 마친 학생들이 즐거운 표정으로 율동을 선보이고 있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9일 인천 한누리학교 대강당에서 1박 2일간의 2016 글로벌 꿈 키움 캠프를 마친 학생들이 즐거운 표정으로 율동을 선보이고 있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쿵쿵 따, 쿵쿵 따∼.’

8일 오후 인천 남동구 논현동 한누리학교의 한 교실에서 학생들이 낯선 한국 가락을 익히고 있었다. 박수 장단에 맞춰 발을 구르는 동작으로 몸을 푼 뒤 장구 북 등 타악 연주를 시작했다. 또 다른 교실에서는 부채를 들고 한국무용을 배우거나, 신나는 댄스곡에 맞춰 흥겨운 비보이 춤을 따라했다.

한누리학교는 8, 9일 1박 2일간 다문화 학생들과 한국 학생들이 어울리는 ‘제4회 글로벌 꿈 키움 캠프’를 열었다. 초중고생 90여 명이 학교 기숙사에서 잠을 자며 문화예술놀이, 세계인의 한마당, 둘레길 트레킹, 꿈과 끼 나눔 워크숍 등 다양한 체험을 했다.

2013년 개교한 한누리학교는 전국 최초의 초중고 기숙형 다문화 대안학교다. 6∼12개월간 대안학교와 특성화학교의 절충식 교과 과정을 마친 초중고생을 일반학교로 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엔 취업과 결혼을 위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부모를 따라온 21개국의 중도 입국 청소년 93명이 재학 중이다.

이들 중 30여 명이 이번 캠프에 참가했다. 일반학교에서 온 초중고생 60여 명과 어울리며 국적을 초월한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박형식 한누리학교 교장은 “한국 문화에 이질감이 큰 중도 입국자들이 입학 예정인 ‘원적학교’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 캠프를 마련했다. 체험 공유가 이질적인 문화를 가진 학생들끼리 쉽게 친해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90여 명은 조를 짜 비보이 한국무용 현대무용 타악 등 4개 예술장르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 기초교육을 받고 공연까지 했다. 속성으로 배웠지만 캠프 마지막 시간엔 각자 5분 안팎의 공연물을 선보였다. 이들은 첫날 2시간의 기초교육을 마친 뒤 대강당에서 신나는 레크리에이션인 ‘세계인의 한마당’도 즐겼다. 4인 1실인 기숙사에서 잠을 자고 다음 날 7시에 일어나 아침체조를 한 뒤 학교 인근 호구포공원을 산책했다.

이어 아침식사를 하고 팀별로 안무 협업을 통해 비보이 탈춤 무용을 무대에 올렸다. 일본에서 온 A 양(16·고1)은 “일반학교의 학생들과 여러 체험을 하다 보니 서로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앞으로 여러 친구들과 교류할 시간이 많아질 것 같다”며 기뻐했다. 한국 학생 B 양(17·고2)은 “얼굴색과 국적이 다르지만 관심사가 비슷한 또래이다 보니 모두 하나라는 느낌이 금방 들었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다문화학생들의 정서 안정을 위한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개교 직후 개설한 글로벌 꿈 키움 캠프와 함께 ‘다문화 학생 말하기 대회’도 그중 하나다. 15일 예선을 치를 이 대회는 다문화학생들이 한국어와 부모의 나라 언어로 꿈과 학교 및 가정생활을 이야기하도록 한다. 영어를 제외하고 이중언어로 말하는 대회인데, 예선을 통과한 12명의 학생들은 20일 인천 중구 한중문화관 공연장에서 본선을 치를 예정이다. 032-442-2102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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