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모의평가 유출 혐의 스타 강사, ‘알파고’에 덜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2일 2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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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로 문제를 전달했을 텐데 어떻게 확인하지….”

6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문제 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고민에 빠졌다. 수능 모의평가를 앞두고 학원 강의 도중 학생들에게 언어영역 문제를 유출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를 받고 있는 이모 씨(48)의 사전구속영장을 지난달 21일 신청했지만 검찰이 보강수사가 필요하다며 영장을 돌려보냈기 때문이다.

경찰은 6월 모의평가 검토 위원이던 현직 교사 송모 씨(41)가 출제 내용을 다른 교사 박모 씨(53·구속)에게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박 씨가 평소 절친한 이 씨에게 건넨 정황을 명백히 입증하지 못했다.

보강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송 씨가 “박 씨에게 ‘인공지능 관련 지문이 나온다’고 알려줬다. 박 씨가 ‘그럼 알파고 아니냐’고 되물었다”고 말한 진술에 주목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의 수업을 들은 학생들 노트에서 ‘알파고’란 단어가 수차례 적혀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언어영역 강사인 이 씨가 박 씨에게 알파고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면 알파고를 굳이 수업시간에 설명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 외 10여 개의 증거를 확보했다.

이 씨는 범행을 부인했지만 11일 법원은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사전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다음주 초 수사를 마무리하고 검찰로 송치할 계획이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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