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 “국민의 99%가 개·돼지? 그들의 세금 받는 이들은 기생충·진딧물”…나향욱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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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7월 12일 13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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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소설가 조정래. 동아일보 DB
사진=소설가 조정래. 동아일보 DB
소설가 조정래(73)가 ‘민중은 개·돼지’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을 맹비난했다.

조 작가는 12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신작 ‘풀꽃도 꽃이다’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 99%가 개·돼지 새끼들이라면 개·돼지가 낸 세금받아놓고 살아온 그는 누구냐. 그는 개·돼지에 기생하는 기생충이거나 진딧물 같은 존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옛날에 양반들이 백성 위에 군림해서 세금을 내지 않았다. 국란이 오면 군대에 안 갔다. 그게 양반의 실체다. 그래서 조선왕조가 멸망해서 나라를 뺏긴 것”이라며 “그런 신분제도를 공고히 해야겠다는 그 사람이 대한민국의 모든 교육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는 핵심부서 장으로 있다. 그러니 대한민국 교육이 이렇게 됐겠지”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란 사실을 여러분이 아시길 바란다. 그 사람이 공무원 돼 살아온 동안에 교육부 전체 분위기가 그 따위였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당사자를 파면시켜야 하고 그를 요직에 앉혀놓은 장관도 책임지고 물러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막말 논란의 당사자인 나향욱 기획관은 이날 오후 결국 파면조치됐다.

조 작가의 한국 교육 문제에 대한 분노는 이날 발간된 ‘풀꽃도 꽃이다’의 집필 동기이기도 하다.

그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교육에 의해 엄청난 모순이 생기고, 사람답게 살기 위해 교육받는데 그 교육 때문에 청소년들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죽어가는 것이 우리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학생들이 공부하는 시간이 OECD국가 중 제일 긴데 학업성취도는 꼴찌다. 억지로 공부시키니 효과가 안 난단 얘기다. 사교육이 광적으로 팽창해 지금 40조원이 넘었다. 경제가 나빠지는 원인 중 하나가 사교육비다. 종합적 문제가 있는데 아무 대책이 없어서 작가가 이걸 안 쓰면 안 되겠다 하는 생각에 이 소설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그동안 수많은 작품을 냈으면서도 ‘작가의 말’을 쓸 때 이번처럼 통렬한 심정으로 쓴 적이 없다. 그 정도로 교육 문제가 심각하고 우리 미래가 난관에 부딪혀 있다는 것을 여러분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이 소설이 다소나마 사회 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조 작가는 ‘풀꽃도 꽃이다’의 작가의 말에서 “아들 시대에는 통일이 오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분단상황은 더욱 공고해졌다. 손자의 시대에는 불법과외와 과도한 사교육이 없어지지 않을까 기대했다. 하지만 그 기대를 배신하고 사교육의 위세는 난공불락이 됐다”면서 “고등학생이 되고 중학생이 된 내 손자들이 사교육 시장의 거센 파도에 휩쓸리는 것을 보면서 아들을 논산훈련소에 아들을 데려다주고 돌아올때의 심정과 비감함을 느꼈다”라며 비애감을 드러냈다.

조 작가는 2013년 ‘정글만리’를 낸 이후 이후 3년간 자료를 조사하고 각급 학교와 사교육 현장을 찾아다니며 관련 종사자들을 취재한 뒤 작가는 몇 개월 만에 총 2212쪽, 두 권 분량의 이 소설을 완성했다.

소설의 주인공은 무너진 공교육 현장에서 잡초처럼 꿋꿋이 신념을 지켜가는 고등학교 국어교사 ‘강교민’이다. 그 주변으로 대기업 부장인 친구 ‘유현우’, 아들의 서울대 진학과 출세에 인생을 건 유현우의 아내 ‘김희경’, 엄마의 극성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자살을 꿈꾸는 유현우-김희경의 아들 ‘유지원’ 등이 등장한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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