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영 변호사 “김홍영 사건, 고위직 자리 보존 위해 유야무야 덮으려 한다면 좌시하지 않겠다” 책임자 처벌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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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7월 6일 10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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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캡처
사진=채널A 캡처
5월 19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남부지검 형사부 소속 김홍영 검사의 사법연수원 41기 동기인 허진영 변호사는 6일 전날 대검 감찰본부에 제출한 진상규명 요구 성명서에 대해 “고위직의 자리를 보존하기 위해 이런 사건을 유야무야 덮으려고 한다면 법조 동량들로서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허 변호사는 이날 KBS1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자체적으로 하겠다는 조사가 하나의 액션에 그치고 강압적인 조직문화에 대한 결과물이 없다는 그 자체가 사건을 은폐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가적으로 너무 아까운 인재가 허무하게 갔는데 (검찰은)여기에 대한 근원적 문제 해결을 생각하기 보다는 변죽만 울리고 있다고 판단되는 부분이 있다”며 “2000년 후반 들어 말단 초임 검사들의 이러한 극단적 선택들이 세 차례 정도 이어져 오고 있는데 계속적으로 국가적 낭비가 이뤄지고 사정 기관인 검찰 구조개혁 자체의 기회를 또 허무하게 날려버릴 수 있게 됐다는 위기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허 변호사는 대검찰청에 “여론을 진정시키고 사태를 무마시키려는 뻔한 제스처보다는 인사권 등 말단 부하 검사들에 대한 전권을 가지고 있는 부장검사의 권한에 따른, 상명하복을 강요하는 검찰 구조에 대한 진지한 자기반성, 성찰을 통해 이번 사건 문제의 본질을 직시하고 제대로 다뤄달라”고 촉구했다.

김 검사에 대해서는 “동기들이 이 사건을 가장 충격적으로 받아들인 건 그 당사자가 다름 아닌 김 검사였기 때문”이라며 “누구보다 자기관리가 철저하고 도무지 빈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김 검사가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에 대해서 크나큰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허 변호사는 숨진 김 검사에게 전하고 싶은 말에 대해 “도대체 얼마나 견디기 어려웠으면 그랬을까 묻고 싶었다”며 “그러한 배경이 다름 아닌 소속된 검찰이라는 좀 경직된 조직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김 검사가 전하고 또 받고 싶었던 메시지를 같은 동기인 우리가 문제제기 하면서 이어가겠다는 얘기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김 검사가 극단적인 선택이 아닌 다른 돌파구를 찾을 수 없었는지에 대해 “검찰이라는 조직이 들어가기도 어렵고 들어가게 된다면 상당히 엘리트 중의 엘리트라서 김 검사 자체도 그런 코스를 밟아가는 단계에서 내부적으로 반기를 드는 부분은 저희로서는 언감생심이라고 보여진다”고 답했다.

이어 “또 만에 하나 그러한 고압적인, 강압적인 업무량의 문제들을 스스로의 역량으로 극복하지 못한다면 평소에 책임감과 무척이나 성실한 김 검사로서는 아마 낙오되었거나 자기 스스로가 이걸 감당하지 못한 데에 대한 책임감에 좀 더 이런 비극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나 싶다”고 추측했다.

앞서 김 검사의 49재를 하루 앞둔 5일 그의 동기 20여 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김 검사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에 대한 처벌을 촉구했다. 동기회가 대검 감찰본부에 제출한 진상규명 요구 성명서에는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과 현직 판검사, 변호사 등 김 검사의 동기 712명이 이름을 올렸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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