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한 조각·꼬치 한 개’…상상초월 부실급식에 온라인 ‘발칵’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6월 29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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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부실해 보이는 ‘학교 급식판’ 사진 여러 장이 누리꾼의 공분을 사며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각기 다른 날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해당 급식 사진은 대전 봉산초등학교 학부모 등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것으로, 누리꾼들은 수박 한 조각·꼬치 한 개 등 부실해 보이는 급식 내용물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해당 학교가 있는 대전 지역 한 어머니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저희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도 급식이 맛없다고 하지만 저 정도는 아닌 듯 하다”, “양심도 없다”, “자기 자식 먹인다면 저럴까요?”, “직접적인 피해는 아이가 받고 있어 안타깝다” 등 급식을 제공한 봉산초등학교와 늑장대응을 한 대전시교육청을 비판하는 글들로 넘쳐나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부실한 식단을 폭로한 대전 봉산초등학교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는 식단 외에도 해당 학교 급식에서 세균·머리카락이 검출되고, 급식을 먹은 아이들이 구토·설사를 동반한 집단 식중독 의심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비대위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4월 학부모 모니터링을 통해 식탁과 도마 등에서 기준치보다 많은 세균이 검출됐고, 일부 조리원이 학생들에게 언어폭력을 일삼는 등 인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한편, 대전시교육청에 항의 방문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학교 영양사·조리사·조리원 전원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비대위는 학부모 모니터링을 통해 봉산초 급식실의 식탁(3501)·배식대(5979)·도마작업대(6779)에서 기준치보다 수십 배 많은 세균이 나왔고, 해당 학교 5-6학년 2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서 134명이 ‘밥과 국, 반찬에서 이물질이 나왔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물질에는 머리카락, 휴지, 벌레, 손톱, 플라스틱 조각, 참기름 뚜껑까지 있었다고 덧붙였다.

비대위는 일부 조리원이 음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학생들에게 “그냥 처먹어라” 등 인격 모독적인 발언과 함께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과 막말을 했다면서 대전교육청에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번 논란의 확산은 대전시 교육당국이 자초했다. 1년여 동안 급식실에서 이 같은 일이 반복해서 벌어졌음에도 학교·대전서부교육지원청·대전시교육청 등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안일하게 대처했던 것.

언론 보도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면서 파문이 확대될 조짐이 보이자 봉산초 급식실을 관리·감독하는 영양교사는 휴직에 들어갔다. 이에 봉산초는 지난 24일부터 기간제 영양교사를 모집 중이다.

사진=봉산초등학교 홈페이지
사진=봉산초등학교 홈페이지


비대위 측은 교육지원청이 한 달에 한 번꼴로 조사를 했으나, 상급 기관에 문서 보고 및 관계자 회의 등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봉산초 학부모들은 지난 27일부터 대전 서구 대전광역시교육청 앞에서 집회 및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29일 동아닷컴에 “서부교육지원청이 구성한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가 진행 중에 있다”면서 “학부모들과 꾸준히 협의 중에 있고 조사위 결과가 나오면 담당자의 문책 또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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