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섬유개발硏 개발 지원 성과… 산업용 섬유-의료기기 융합 등
신제품 개발 속도 점점 빨라져
문혜강 한국섬유개발연구원장(왼쪽에서 세 번째)과 김동탁 엔도비전 부사장(왼쪽에서 네 번째)이 지난달 24일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제공
한국섬유개발연구원(대구 서구)과 의료 정밀 기기 전문 기업인 ㈜엔도비전(대구 달서구)은 최근 기술 이전 협약을 체결했다. 2013년부터 대장암 수술 환자의 합병증을 예방하는 인공 장관 고정 밴드 개발을 공동 추진해 성공했다. 인공 장관은 대장암 수술 때 발병 부위 위아래를 자르고 연결하는 장치로 사용한다. 연결 부위가 제대로 붙지 않으면 대변이 새고 감염 때문에 패혈증이 발생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신기술은 고정 밴드가 몸 안에서 분해되는 원사(실) 소재로 제작한다. 대장암 수술 환자가 인공 장관을 제거하기 위해 재수술을 받지 않아도 된다. 건강을 회복하는 기간도 짧다.
엔도비전은 2013년 설립됐다. 직원 20명에 연매출은 40억 원가량이다. 지난해 대구시의 예비 스타기업에 선정돼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이번 기술 이전을 계기로 2, 3년 내 관련 제품의 매출 100억 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박준수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산업융합연구팀 선임연구원은 “사업화 성공을 위해 기술 자문과 공동 개발을 이어 갈 것”이라며 “추가 융합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협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시작한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의 이업종 융합 비즈니스 기반 조성 사업이 활발하다. 엔도비전에 기술을 이전한 것이 첫 사례다. 이 회사의 김동탁 부사장은 “산업용 섬유와 의료기기 융합 제품 개발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국내외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이 2012년부터 추진하는 헬스케어(건강관리)용 섬유 소재 및 제품 개발 사업도 성과를 내고 있다. 필터 소재 전문 기업 ㈜신우피앤씨(경북 칠곡)는 최근 계명대 동산의료원과 함께 의료용 스모크 필터를 개발했다. 복강경(환자 수술 부위에 구멍을 낸 뒤 특수 카메라를 이용하는 수술) 시술 때 유해 가스를 제거해 준다. 이 수술은 전기소작기기(환부 상처를 태워서 지혈하는 기구)와 초음파 절단기 등 특수 기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의료진의 시야를 방해하고 인체에 나쁜 연기가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복강경에 부착해 연기와 냄새를 줄이는 필터는 전량 수입하고 있다. 원천 기술 개발도 부족한 편이다. 필터 가공 기술력을 갖춘 신우피앤씨는 동산의료원 산부인과와 협력해 신기술을 개발했으며 상업화에 성공했다. 최근 기능을 개선한 신제품 개발을 시작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이 2013∼2015년 의료산업 융합 제품 개발 지원을 추진한 결과 고용 140명, 매출 319억5600만 원, 특허 5건 등의 성과를 얻었다.
이업종 융합 개발 사업은 2019년까지 38억 원을 들여 의료와 기계 자동차 부품 등 다른 산업과 융합한 신제품 70여 가지를 개발할 계획이다. 최근까지 특허 7건, 수출 계약 상담 200만 달러(약 23억 원)의 결실을 보았다. 스포츠 레저와 정보기술(IT) 등의 전문 기업이 참여하는 섬유산업신문화창조협의회는 올해 회원사를 8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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