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묻지마 살인에…진중권 “X 잡고 반성” 표창원 “저변엔 男 중심 하위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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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5월 20일 09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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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캡처
사진=채널A 캡처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의 원인을 두고 온·오프라인에서 ‘여성 혐오’ 논쟁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여성을 대상으로 계획한 범죄’라는 점은 대부분 동의하는 분위기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19일 오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중요한 것은 그(피의자 김모 씨·34)가 ‘여성을 기다렸다’며 여성을 목표로 특정했고, ‘여성에게 무시당했다’고 자기 행위를 정당화했다는 점”이라면서 “‘여성 혐오’가 그 행위의 배경을 이루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말로 섬뜩한 건 그가 환자라 하더라도, 피해망상이라는 정신질환에까지 성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이라면서 “70년대식 구호로 말하자면 ‘입 닫고 추모하고 X 잡고 반성하자.’ 이 게 이 사태를 대하는 ‘대한남아’의 적절한 태도라 사료된다”고 밝혔다.

범죄심리학 전문가인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당선인도 같은 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낯모르는, 관계없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계획적인 범행임은 분명하며 그 저변에는 일베와 소라넷 등으로 대변되는 비뚤어진 남성중심주의 하위문화가 존재하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피의자의 정신질환 경력 등 ‘여성혐오 범죄’로 단정 짓기 어려운 것은 분명하다”면서 사건의 본말이 전도될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이어 “여성 등 사회적 약자가 안전하지 않은 환경설계(공용화장실 등) 및 ‘치안선진국’을 강조하는 정부가 조장하는 지나친 범죄위험불감증도 문제의 한 부분을 차지한다”면서 “당과 국회 차원에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 서초경찰서는 19일 “피의자 김모 씨(34)가 심각한 수준의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만큼 이번 범행의 동기가 여성 혐오 살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부터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동원해 피의자 김 씨의 범행 동기를 분석하고 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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