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자 총장 “구조조정 강행” 선언… 내년부터 학과 평가후 정원 조정
문과대 교수들 “보직 사퇴” 반발
프라임 사업 탈락 후 학과 정원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인하대가 교수와 학생들의 반발로 내홍을 겪고 있다. 인하대 제공
인하대가 교육부의 산업연계교육 활성화 선도대학(프라임) 사업에서 탈락한 뒤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최순자 총장이 13일 담화문 발표를 통해 구조조정 강행 의지를 선언하자 학내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인하대는 프라임 사업을 위해 준비한 2017학년도 입학정원 조정안이 담긴 ‘학칙 및 학칙 시행세칙 개정(안)’을 20일 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이 개정안은 IT공대와 경상대, 생활과학대가 없어지고 사회복지학과 신설을 기조로 한다. 구조조정 정원은 당초 229명에서 139명으로 줄었다. 사범대 75명을 비롯한 인문경영사회대 64명의 입학 정원이 줄어든다. 반면 사회복지학과(30명)가 신설되고 항공우주공학과(22명) 등 이공계 학과의 정원은 늘어난다. 인하대는 내년부터 학과 평가 후 정원을 계속 조정하기로 했다.
이 방침에 문과대를 중심으로 한 교수들의 반발이 거세다. 문과대 9개 학과의 학과장직을 수행하던 교수 전원은 16일 학교 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반발해 대학 측에 보직사퇴서를 제출했다. 문과대 학장도 보직사퇴서를 제출한 상태여서 문과대 35년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문과대 교수회는 “그동안 최 총장은 비민주적이고 독단적인 학사 운영, 교수와 학생을 향한 막말과 고압적 태도 등으로 인해 학교 안팎에서 끊임없이 파문을 불러일으켰고 학교 구성원들의 자긍심을 짓밟았다”고 주장했다. 인하대 교수회도 “대학 본부에서 개정안을 일방적으로 공시하는 것은 학칙을 위배하는 행위”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구조조정에 따른 학내 갈등이 계속되자 최근 정재훈 경영학과 교수가 총장과 보직교수 총사퇴를 촉구하는 글을 학내에 공개적으로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정 교수는 지난해 3월 최 총장이 임명한 정석학술정보관장이다. 그는 최 총장의 학내 소통 부족에 실망해 보직을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교수들에게 보낸 글을 통해 “프라임 사업 탈락에 대한 책임을 그 누구도 지지 않으면서 총학생회 탓으로 몰아붙이고 있다”며 “탈락에 대한 책임을 기획처장 한 사람의 교체로 마무리짓고 구조조정을 이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은 정말 후안무치한 작태”라며 비난했다.
인하대 총학생회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순자 총장은 구조조정의 독단적 추진을 중단하고 학생들을 올바른 대학 운영을 위한 논의의 주체로 인정해 구조조정과 송도캠퍼스 등 대학의 장기적 발전계획을 위한 민주적 논의를 시작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인하대 관계자는 “입학 정원을 조정하는 이유는 우수한 인재를 유치해 학교 발전을 꾀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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