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공장’ 반려견 90여 마리 불에 타 떼죽음…누리꾼 공분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5월 17일 15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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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한 TV방송을 통해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혹사당하는 강아지들의 실태가 공개된데 이어 16일 충북 옥천군에서 화재로 반려견 90여 마리가 연기에 질식해 떼죽음 한 사고가 발생하면서 ‘강아지 공장’에 대한 누리꾼들의 공분이 커지고 있다.

옥천경찰서에 따르면 16일 오후 5시경 충북 옥천군 옥천읍 A 씨(70)의 집에서 원인 모를 화재가 발생해 반려견 90여 마리가 연기에 질식하거나 불에 타 죽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지난해 7월 애견 가게에 공급할 목적으로 샌드위치 패널로 된 132㎡(약 40평) 규모의 주택 내에 33㎡(약 10평)정도의 반려견 사육장을 만들어 반려동물로 인기 높은 말티즈·푸들·포메라니안 등 소형견을 키우며 찍어내기 식으로 강아지를 생산해왔다.

A 씨는 불탄 애완견 사육장에 철제 케이지를 2~3단으로 세우고 1~2마리씩 애완견을 사육했다. 현행법상 사육 면적 60㎡(약 18평) 이하에서는 가축 분뇨 배출시설을 신고하지 않아도 돼 강아지를 집단 사육할 때 주로 쓰이는 방법이다.

경찰은 애완견 사육 장 내에 불에 그을린 에어콘과 공기청정기 등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여느 ‘강아지 공장’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진 않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최근 강아지 공장 논란이 뜨거운 만큼 발정 유도제를 사용해 1년에 3번씩 새끼를 낳게 하는 등 동물학대가 이뤄졌는지 중점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15일 SBS 동물 예능프로그램 ‘TV동물농장’에서는 열악한 강아지 공장의 실태가 다뤄졌다.

해당 방송에서 강아지들은 비위생적이고 좁은 환경에서 많게는 1년에 3번씩 새끼를 낳으며 혹사당했다. 강아지 번식업자는 수컷에게 발정유도제를 주사하고, 강제교배가 되지 않으면 주사기를 이용해 수컷의 정액을 꺼내 암컷에게 주사했다. 또 불법 마약류를 사용해 암컷의 배를 갈라 새끼를 빼내거나, 새끼를 배지 못하는 어미견들을 개소주 집으로 팔거나 땅에 묻기도 했다.

이에 동물자유연대는 이날부터 다음 아고라를 통해 ▲동물보호법 개정 ▲강아지·고양이 번식장 전수조사 ▲불법 번식업체 행정처분 등을 요구하며 서명을 진행하고 있다. 내달 30일까지 서명인원 3만 명이 목표이며, 17일 오후 2시 30분 현재 2만3000명 이상이 서명에 동참했다.

해당 아고라에서 아이디 ppi****을 사용하는 누리꾼은 “(반려견들의) 싼 몸값이 강아지 공장의 찍어내기식 생산을 가능케 만든 것”이라면서 “강아지 공장만 철폐시켜도 어느 정도 유기견 문제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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