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행복한 생활을 위하여… ‘부부일치 운동’ 눈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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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와 대화로 사랑을 선택하세요”… 천주교대전교구 ‘ME프로그램’ 주목
30년간 4000쌍 부부에 금실 찾아줘

5일 대전 유성구 한밭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전 ME 가족모임’에 참석한 부부들이 행복한 웃음을 지어 보이고 있다. 천주교대전교구 제공
5일 대전 유성구 한밭대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전 ME 가족모임’에 참석한 부부들이 행복한 웃음을 지어 보이고 있다. 천주교대전교구 제공
지난해 국내 이혼 건수는 10만9200건이었다. 전년 대비 5.5% 줄었는데도 인구 1000명당 이혼율은 2.1건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운데 상위권이다. 황혼 이혼은 급격한 증가 추세다. 그야말로 ‘이혼의 시대’다.

그래서 부부관계를 건강하게 만드는 천주교대전교구의 ‘부부 일치 운동(ME·Marriage Encounter)’이 더욱 주목을 받는다. 1984년 ME 프로그램을 시작해 4000쌍 이상의 부부에게 행복을 안겨 줬다.

최창원, 김미라 씨 부부는 처음엔 ME 프로그램 참여를 망설였다. 부부 갈등은 잦았지만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할 만큼 문제가 많다고 인정하기는 싫었다. 최 씨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서로 불편했던 감정을 확인하면서 평온함과 행복감이 찾아왔다”며 “참여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영신 씨는 정년퇴직 후 위촉 연구원 생활을 하던 중 아내 송유순 씨와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퇴직 이후 정신적, 경제적으로 여유로웠지만 사소해 보이는 일로 아내와 사사건건 부닥치면서 당황하던 차였다. 전 씨는 “프로그램을 통해 ‘사랑하는 것은 용서를 구하는 것’이고 ‘사랑하기로 결심하는 순간 갈등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고 회고했다.

1950년대 말 스페인의 가브리엘 칼보 신부가 착안한 ME는 현재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500만 쌍이 참여한 부부 재건 프로그램이다. 대전교구 가정사목부는 두 달에 한 번 주말에 2박 3일 일정으로 용서와 대화로 부부의 사랑을 일깨우는 이 프로그램을 연다.

최상순 가정사목부 전담 신부는 “부부는 가장 가까운 사이지만 한번 어긋나면 환멸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며 “ME는 부부가 이혼 대신 사랑을 선택하게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정의 화목을 통해 행복한 사회를 만들려는 것인 만큼 종교를 넘어 사회운동으로 승화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교구 측은 가정의 달을 맞아 5일 한밭대 체육관에서 프로그램 참석자들의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대전 ME 가족모임’을 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올해를 ‘자비의 특별 희년’으로 선포한 것을 기념해 ‘자비로운 부부, 자비로운 가정’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대전교구 유흥식 주교가 미사를 집전한 가운데 다채로운 행사를 열었다.

ME 프로그램은 종교에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042-256-5487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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