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초등학교 100여곳 조리원 급식비 강제징수 반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8일 1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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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기사도 버스비 내고 운전하느냐.’

광주지역 초등학교 100여 곳을 돌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급식 조리원들이 손에 든 피켓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다.

사정은 이렇다. 광주시교육청은 2014년 교육공무직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급식비 수당 월 8만 원을 신설했다. 그런데 적잖은 초등학교에서 지난해부터 조리원들에게 매달 급식비로 수당의 상당액을 징수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광주지부는 “2일부터 학교 급식 전담인력인 조리원들에게 강제로 급식비를 징수하는 광주지역 초등학교 100여 곳을 순회하며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지부 측은 “초등학교들이 담합해 조리원의 급식비를 강제 징수하는 것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이며, 합법적 절차 없이 진행돼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지부 관계자는 “광주지역 중·고교에서는 조리원들의 급식비 면제하고 있는데다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도 조리원들에게 급식비를 받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선 학교에서는 “교직원들도 급식비를 내고 있기 때문에 조리원들도 내는 게 마땅하다”고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리원들은 “급식시간에 제대로 끼니도 챙기지 못하는 날도 많은데 급식비를 강제로 징수하는 것은 비정규직에 대한 ‘갑질’”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급식과 관련된 문제는 일선 학교 운영위원회가 자율적으로 심의하도록 돼있다”면서도 “이달 안으로 초등학교 조리원 급식비를 둘러싼 갈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지역 학교 급식 종사자는 영양사와 조리사, 조리원 등 1143명이며, 급식비 예산은 13억9000여 만 원이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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