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판 훔쳐 가짜 번호판 만든 남자, 완전범죄라 생각했지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1일 1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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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판은 뺏겼지만 멀쩡한 자동차를 그냥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주모 씨(32)는 지난해 5월 과태료 미납 때문에 구청에 자신의 차량 앞 번호판을 영치(번호판을 뗀) 당했다. 밀린 150여 만 원의 과태료를 낼 형편은 안됐지만 차는 계속 몰고 싶었다. 그는 고민 끝에 ‘묘안’을 생각했다. 공영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의 번호판을 훔쳐 자신의 차량 번호와 똑같은 가짜 번호판을 만드는 것이었다.

주 씨는 차량 2대의 번호판을 훔쳐 절묘하게 잘라 붙여 자신의 번호판과 비슷하게 생긴 모조품을 만들었다. 그리고 가짜 번호판을 가지고 인천 남구의 정모 씨(68)가 운영하는 번호판발급 대행업체를 찾아가 새로 발급 받았다. 대행업체에서 번호판을 재발급을 할 경우 확인 절차 등을 제대로 거치지 않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동안 차를 몰고 다니며 완전범죄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3개월 뒤 경찰의 차량 검문 도중 주 씨의 차량이 영치 차량이란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주 씨를 절도와 번호판 부정사용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번호판 대행업자 정 씨는 대포차 운전자 등이 번호판을 발급해달라고 할 경우 아무런 확인 절차 없이 그대로 번호판을 발급해준 것으로 드러나 사문서위조 혐의로 추가 입건됐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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