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앤드루 클리프]참전용사들의 희생, 韓-英 미래의 디딤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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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클리프 주한 영국대사관 국방무관·준장
앤드루 클리프 주한 영국대사관 국방무관·준장
6·25전쟁에 참전한 영국의 용사들이 21일 한국을 방문한다. 영국의 참전을 기념하고 전쟁에서 희생된 영국인들을 기리기 위해서다. 영국은 6·25 때 유엔 참전국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병력인 8만여 명을 파병했다. 이 중 1109명이 사망하고 2674명이 부상당했다.

이번엔 얼 하우 국방부 부장관이 참전용사, 관계자를 포함한 대표단 50여 명을 이끌고 한국을 찾는다. 이 정도로 많은 참전용사가 한국을 찾는 것은 아마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 참전용사 대부분이 80세 이상 고령이기 때문이다. 참전용사들은 이번에 서울 국립현충원과 전쟁기념관, 경기 파주시 영국군 참전기념비, 부산 유엔기념공원, 경기 가평군 영연방전투기념비 등을 방문한다. 이들 대부분은 자신이 싸운 전쟁터를 처음 찾게 된다. 이러한 장소들은 참전용사들에게 아픈 기억이 담긴 곳이겠지만 한국인들과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싸운 한국군 참전용사들과의 연결 고리로 남게 될 것이다. 동시에 이들은 자신들의 희생 위에 세워진 대한민국의 경이로운 발전을 직접 보게 될 것이다.

특히 올해 방문에서 빅토리아십자훈장과 영연방 무공훈장 수훈자인 제임스 파워 칸 대령(1906∼1986)의 개인 소지품들을 최근 부산에서 개관한 유엔평화기념관에 기증하는 행사가 포함되어 더욱 의미가 깊다. 칸 대령은 훈장 메달과 권총, 빅토리아십자훈장 수훈식에서 착용했던 유니폼 등을 기증할 예정이다. 그는 6·25전쟁 당시 글로스터 연대 1대대의 지휘관으로서 포로로 잡히기 전까지 임진강 근처 방어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었다. 칸 대령은 전쟁포로로 독방에 감금되어 있는 19개월 동안 한국의 돌을 재료로 십자가를 만들었다. 대표단은 이를 본떠 영국 글로스터 성당의 돌을 사용해 만든 십자가 모형을 기념식에서 국가보훈처에 전달할 예정이다. 십자가는 영국의 글로스터와 대한민국을 연결하는 고리의 상징이 될 것이다.

영국의 니컬러스 웰치 육군 참모차장도 이번에 방한해 기념식에 참석한다. 방문 기간에 그는 한국 육군 관계자와 만나 양국이 번영할 수 있는 군사 관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영국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군사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한반도가 지속적으로 긴장 국면을 보이는 가운데 양국의 긴밀한 관계는 6·25전쟁의 지속적인 유산으로 남게 될 것이며 지역안보를 위한 비전 공유의 핵심이 될 것이다. 영국의 6·25 참전용사들에게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한다. 우리는 양국의 우정을 재확인하고 미래에도 평화와 협력의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앤드루 클리프 주한 영국대사관 국방무관·준장
#6·25전쟁#참전 영국 용사#얼 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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