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시험 조작 송씨, 학내 선발시험도 문제·답안지 훔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8일 23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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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서울청사에 침입해 공무원시험 필기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송모 씨(27)가 다니던 대학에서 자체 실시한 응시자 선발시험의 문제지까지 훔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8일 “송 씨가 ‘2016년 국가직 지역인재 7급 공무원 선발시험’ 응시자로 선발되기 위해 1월 초 서울 관악구의 한 사설 공무원시험 학원에 들어가 문제지 1부와 답안지 2부를 훔쳤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지역인재 7급 공무원 시험에는 지방의 각 대학이 추천한 인원만 응시할 수 있다. 응시 자격은 평균학점이 학과 상위 10% 이내이고 영어와 한국사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받아야 한다. 이어 대학 자체적으로 국내외 경진대회나 입상경력, 봉사활동 등을 참고하거나 공직적격성평가(PSAT) 모의고사 결과로 최종 응시자를 선발한다.

송 씨가 다니던 대학은 1월 23일 교내에서 PSAT 모의고사를 치렀다. 앞서 송 씨는 1월 8~10일 모의고사를 출제하는 사설학원에 들어가 문제지와 답안지를 훔쳤다. 그리고 이 시험에서 평균 81점을 얻었다. 송 씨는 지난달 5일 치러진 실제 공무원시험 필기시험에서는 45점을 받았다.

경찰은 송 씨를 상대로 훔친 시험지를 이용해 어떻게 모의고사 성적을 조작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공무원시험 응시자격을 부여하는 대학 내 선발과정에 허점이 드러나면서 숨은 인재를 뽑겠다는 지역인재 공무원 시험의 취지가 흔들리고 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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