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 러바오 애교만점, 소심한 아이바오는 나무 위에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6일 11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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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이 끝난 러바오(수컷)는 언덕에서 미끄럼을 타는 등 애교가 부쩍 늘었어요. 소심한 아이바오(암컷)는 예민한 탓에 안전한 나무 위만 찾아요.”(중국 사육사 류좐)

6일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만난 중국 사육사 류좐(劉娟) 씨와 수의사 링싼싼(凌珊珊) 씨는 시종 아이바오를 더 챙겼다. 아이바오(만 2세)는 새끼 때 어미 판다와 오래 붙어 있던 탓에 인공 환경을 낯설어한다. 반면 씩씩한 러바오(만 3세)는 새 보금자리에 이미 적응했다. 죽순을 먹다가 금세 나무침대에 몸을 걸치고 잠드는 러바오는 자기 안방에 들어앉은 듯 편한 모습이었다.

지난달 3일 중국 쓰촨성 두장옌 판다 기지에서 온 판다 한 쌍은 이달 21일 ‘판다월드’ 개장을 앞두고 관람객 맞이 적응훈련에 한창이었다. 에버랜드에서 판다사육을 전담하게 된 28년 경력의 강철원 사육사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1시까지 판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한다.

가장 우려했던 먹이 적응은 완벽히 끝났다. 하루에 여린 대나무와 잎 등 15~20kg을 먹는 판다들은 경남 하동군에서 공수한 한국 대나무를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 에버랜드는 촉촉하고 싱싱한 대나무를 공급하기 위해 전용 냉장고도 마련했다. 3일에 한번 냉장차를 통해 하동에서 대나무 등을 배달해 영상 5도를 유지하는 냉장고에 넣어 둔다. 이 냉장고는 대나무 잎이 마르지 않도록 수분 스프레이를 내뿜는다.

판다의 건강을 살피기 위해 사육장에는 최신 장비가 총동원됐다. 판다가 아침에 일어나 먹이를 먹기 위해 나오는 통로에는 자동 체중 측정기가 설치돼 있다. 링싼싼 수의사는 “체중 증감은 동물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는 바로미터라 매일 아침마다 배설물 검사와 함께 체중 체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위를 싫어하는 판다들을 위해 자동 온도조절장치와 천장 개폐장치 등도 설치됐다.

에버랜드는 멸종 위기종인 판다를 위해 번식장을 따로 마련했다. 판다의 평균 번식 연령은 5, 6세 정도로 아직 2, 3년 시간이 남아 있다. 판다는 습성이 독립적이라 번식기 외에는 다른 판다와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이 때까지는 아이바오와 러바오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볼 수 없다.

판다의 ‘옆집’에는 판다와 함께 중국의 3대 보호동물로 꼽히는 레서판다와 황금원숭이가 21일 입주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판다와 래서판다, 황금원숭이를 모두 갖춘 동물원은 에버랜드가 처음이다.

총 제작비 200억 원을 들여 지은 ‘판다월드’의 최신식 시설도 볼만하다. 에버랜드는 낮 에 10시간씩 잠을 자는 판다를 간접적으로나마 관람할 수 있도록 삼성전자의 정보통신(IT)기술을 결합한 다양한 관람 시설을 마련했다. 삼성전자의 초고화질 커브드 디스플레이 36개를 원형으로 이어 붙여 판다들의 여정을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준다. 또 QR코드를 입력하면 스마트폰을 통해 판다를 가상현실로 만나볼 수 있는 체험 시설도 마련했다. 21일 개장하는 판다월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용인=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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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제작비 200억 원을 들여 만든 국내 유일의 판다 관람 시설인 에버랜드의 ‘판다월드’. 에버랜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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