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명태야!”… 토종 명태, 아쿠아리움에서 본다

  • 동아일보

강원 심층수수산자원센터 시험생산… 서울 등 전국 5곳에 800마리 분양
수족관서 관람객들에 ‘자태’ 선보여

서울로 가는 명태 29일 오후 강원 고성군에 위치한 강원도 해양심층수수산자원센터에서 직원들이 서울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보낼 명태를 건지고 있다. 명태는 이곳에서 13개월 동안 자란 중간어급이다. 강원도 해양심층수수산자원센터 제공
서울로 가는 명태 29일 오후 강원 고성군에 위치한 강원도 해양심층수수산자원센터에서 직원들이 서울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보낼 명태를 건지고 있다. 명태는 이곳에서 13개월 동안 자란 중간어급이다. 강원도 해양심층수수산자원센터 제공
약 10년 전부터 동해에서 자취를 감춘 토종 명태를 서울 코엑스 등 전국 5개 아쿠아리움에서 볼 수 있다.

강원도 해양심층수수산자원센터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시험 생산에 성공한 명태 중간어(25cm 이상) 140마리를 29일 서울 코엑스아쿠아리움과 경기 고양시 아쿠아플라넷 일산 등 2곳에 무상 분양했다고 밝혔다. 이날 명태 수송은 아쿠아리움 측이 동원한 특수 활어차를 통해 신속하게 이뤄졌다.

30일에는 아쿠아플라넷 제주와 경북 울진아쿠아리움, 강릉 경포아쿠아리움 등 3곳에 620마리를 분양할 예정이어서 이틀 동안 전국 5개 아쿠아리움에 총 800마리가 분양되는 셈이다. 분양된 명태는 바로 수족관에 전시돼 관람객에게 선을 보인다.

5곳 가운데 가장 많은 500마리를 분양받는 제주 아쿠아플라넷은 명태만 전시하는 별도의 수족관을 마련했고 나머지 4곳은 우선 다른 어종과 함께 수족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또 국내 명태의 발자취와 시험 생산에 성공한 이야기 등 명태에 관한 안내판이 설치돼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이번에 분양된 명태는 수산자원센터가 지난해 2월 어업인들에게서 구입해 보유하고 있던 어미 명태의 자연 산란으로 생산돼 해양심층수에서 13개월 동안 키워 온 우량 개체들이다. 분양 명태를 제외하더라도 수산자원센터 수족관에는 명태 중간어 1만 마리 이상이 자라고 있다.

수산자원센터는 남아 있는 우량 명태를 통해 어미화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2018년부터 명태 수정란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매년 대량 생산과 방류가 가능해져 명태 자원 회복 가능성이 높아진다.

수산자원센터는 명태 자원 회복을 위해 2014년부터 해양수산부와 공동으로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지난해 시험 생산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동해안 최북단인 고성군 저도 어장에 20cm 크기 명태 1만5000마리를 방류했다. 이어 올 2월에는 양양군 수산항 해상 가두리에 5000마리를 추가 방류했다.

김창열 해양심층수수산자원센터 한해성어류담당은 “아쿠아리움 전시로 국민이 국민 생선 명태에 대한 향수를 느끼고 어족 자원 회복의 중요성을 공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전시 효과를 검토한 뒤 소규모 아쿠아리움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명태는 1940년대 연간 25만 t이 잡힐 정도로 서민들에게 친숙한 생선이었다. 1970년대에도 연간 7만 t이 잡혔지만 이후 급격하게 어획량이 줄면서 2000년대 들어 100t 미만으로 떨어졌다. 2007년 이후에는 연간 1∼2t이 잡혀 사실상 식탁에서는 토종 명태가 사라졌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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