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조희팔 닮아 패가망신한 사나이

  • 동아일보

中공안에 잡혔지만 ‘다른 사람’ 판명… 불법체류 들통나 농장-재산 몰수당해
구금 끝 3월초 한국에 강제송환 돼

4조8000억 원대 다단계 사기를 저지르고 중국으로 도주한 조희팔과 꼭 닮은 남성으로 지목돼 중국에서 체포됐던 불법 체류자 조모 씨가 3월 초 한국으로 송환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검찰은 지문 대조 결과 조 씨가 조희팔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조희팔과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 씨는 조희팔 사건이 불거졌던 지난해 말 한 주간지가 “조희팔과 꼭 닮은 외모에 나이대도 비슷한 남성이 중국 산둥 성 칭다오 인근에서 조직폭력배 비호하에 농장을 경영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유명해졌다. 조 씨가 지난해 9월 가사도우미를 구하기 위해 조선족 여성 2명과 면접을 봤는데, 이 여성들의 말을 들어보니 조 씨와 조희팔이 꼭 닮았다는 주장이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2011년 12월 죽었다던 조희팔이 살아있다는 것이기에 조 씨의 실체가 초미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확인 결과 조 씨는 조희팔이 아니었다. 중국 공안당국이 지난해 12월 불법 체류자이던 조 씨를 체포해 지문을 대조해 보니 조희팔과 달랐다. 조 씨의 이름이 조희팔이 쓰는 가명이라는 주장도 나왔지만 조 씨는 실존하는 한국인이었다. 대구 출신인 그는 사기 관련 범죄에 연루돼 지명 통보된 상태이긴 했지만 중범죄자는 아니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조 씨는 조희팔과 꼭 닮은 외모로 큰 관심을 끈 탓에 불법 체류가 적발돼 중국 공안에 구금됐다가 3월 초 한국으로 강제 추방됐다. 중국에서 운영하던 농장과 현지 재산도 모두 몰수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중국은 불법 체류자를 적발하면 강제 추방하고 현지 재산을 모두 몰수하는데 조 씨도 같은 처분을 받은 걸로 안다”고 말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조희팔#사기#불법체류#송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