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포고 ‘무감독 시험’ 문화재 등록 추진

  • 동아일보

올해 개교 62주년을 맞은 인천 제물포고의 오랜 전통인 ‘무감독 시험제’의 문화재 등록이 추진되고 있다. 제물포고 총동창회는 ‘무감독 시험 60년의 의미와 성과’에 대한 연구용역을 마치고 이를 무형문화재로 등록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1954년 문을 연 제물포고는 초대 교장 길영희 선생(1900∼1984) 주도로 1956년 1학기 중간고사부터 무감독 시험을 시작했다. ‘학식은 사회의 등불, 양심은 민족의 소금’이라는 교훈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이 학교는 아직도 모든 시험을 치르기에 앞서 전교생이 손을 들고 ‘무감독 시험은 양심을 키우는 우리 학교의 자랑입니다’로 시작하는 내용의 양심 선서를 한다. 교사들은 선서를 지켜본 뒤 시험지를 나눠 주고 교실을 나간다. 시험이 끝나기 10분 전에 교사들은 돌아와 답안지를 걷는다.

1975년 고교 평준화 과정에서 내신 성적의 형평성과 공정성 문제가 제기돼 존폐 논란을 겪었지만 당시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등이 함께 문제점을 보완한 뒤 유지하기로 결의해 무감독 시험의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제물포고 총동창회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시행된 무감독 시험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 국내 중고교 10여 곳도 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교육 및 역사적 가치가 크다”고 강조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제물포고#무감독 시험제#문화재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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