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EBS 교재, 어렵게(?) 공부하라

  • 동아일보

수능 ‘간접’ 연계율 늘어나는 EBS 교재, 어떻게 공부할까

서울 시내의 한 서점에 나와있는 EBS의 2017학년도 수능 대비 교재. 수능 연계 교재인 ‘EBS 수능특강’은 25일에 발행될 예정이다. 동아일보 DB.
서울 시내의 한 서점에 나와있는 EBS의 2017학년도 수능 대비 교재. 수능 연계 교재인 ‘EBS 수능특강’은 25일에 발행될 예정이다. 동아일보 DB.

“EBS 교재를 ‘어렵게’ 공부하라.”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연계 교재 중 하나인 ‘EBS 수능특강’이 25일 발행될 예정이다. 수능을 대비하려는 수험생이라면 위의 조언을 새겨들어야 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능과 EBS 교재의 연계율은 70% 수준이지만 수험생이 체감하는 연계율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교육부가 “EBS 교재의 지문을 수능에 그대로 싣지 않고 변형해 출제하는 연계방식을 2017학년도 수능에서도 유지하겠다”고 밝혔기 때문.

그렇다면 EBS 교재로 어떻게 공부해야 효과적일까? 현직 교사들은 “EBS 교재는 일종의 재료로만 삼아야 한다. 스스로 문제를 분석하고 출제해보며 ‘어렵게’ 공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처럼 EBS 교재를 붙들고 문제와 답을 달달 외우는 식으로 ‘쉽게’ 공부해서는 더 이상 효과를 볼 수 없다는 것.

수능에서 EBS 교재의 ‘간접’ 연계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EBS 교재의 문제가 수능에서 어떤 식으로 출제되는지를 살펴보면서 EBS 교재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과목별로 살펴보자.

국어 토씨 하나까지 낱낱이 분석

국어 영역에서는 EBS 교재에 수록된 작품 중 교재에 실리지 않은 다른 부분이 수능에서 지문으로 출제되곤 한다. 교재에선 ‘보기’로 극히 일부만 나온 작품이 수능 지문으로 등장하기도 하고 EBS 교재에서 문제의 유형만 그대로 따오고 지문은 다른 작품을 활용하기도 한다. ‘독서’의 경우 지문에 등장한 용어나 개념, 원리를 키워드로 삼은 다른 글을 지문으로 출제하거나, 교재에 등장한 표나 그래프만 문제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EBS 교재를 ‘문제풀이용’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 EBS 교재의 지문과 문제, 보기, 답지를 분석해가며 수능에 대비할 ‘데이터베이스’를 만든다는 접근으로 공부해야 한다.

남궁민 경기 호평고 국어교사는 “EBS 교재에 나온 모든 작품의 등장인물, 시적 대상, 줄거리 등은 문제에서 묻지 않아도 찾아봐야 한다. 비문학 지문은 중심이 되는 용어의 개념과 원리 등 지문과 관련된 자료를 능동적으로 탐색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각 문제의 출제 의도를 분석해 변형 가능성도 추측해봐야 고득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학 그래프, 도표 스스로 변형해봐야

수학은 계산을 통해 딱 떨어진 답이 나오는 과목의 특성상 EBS 교재에서 출제된 문제나 조건이 똑같이 나오는 경우가 거의 없다. 주로 EBS 교재에서 제시된 그래프나 도표, 수식이 변형돼 출제되는데, 이 경우 학생들은 연계 문항임에도 불구하고 처음 본 문제인양 당황하게 된다. 국어와 영어에 비해 수학의 체감 연계율이 떨어지는 이유다.

김영혜 서울 경복고 수학교사는 “EBS 교재에서 위로 볼록한 그래프가 문제로 출제됐다면, 수능에서는 아래로 볼록한 그래프가 출제되는 식”이라면서 “문제를 풀면서 동시에 주어진 조건과 그래프를 어떻게 변형할 수 있을지, 문제의 조건이 어떤 개념을 활용하기 위해 주어졌는지를 고민해야 수능 연계 문항을 만났을 때 당황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단, 교재에 실린 문제를 변형해보기 전에 기초부터 탄탄히 쌓아야 한다. 6월 모의평가 전까지 ‘EBS 수능특강’에 등장하는 기본적인 개념과 정의 및 정리, 논증의 결과를 꼼꼼히 살펴보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영어 듣기 대비해 읽기 지문도 소리 내어 익혀야

영어 영역 듣기 문제는 EBS 교재만 충실하게 봐도 비교적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 듣기는 대부분 EBS 연계 문제로 출제되기 때문이다.

유의해야 할 점은 듣기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읽기 문제도 눈여겨봐야 한다는 것. EBS 교재에서는 읽기 문제의 지문으로 등장한 내용이 일부 변형되어 수능에서 듣기 문제의 대본으로 활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김혜남 서울 문일고 영어교사는 “EBS 교재의 독해 지문에 등장하는 어휘, 어구, 중요한 표현은 들어서도 알 수 있도록 소리 내어 익혀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읽기 문제는 EBS 교재에 나온 지문을 다양한 문제로 변형해보며 대비해야 한다.

김 교사는 “지문의 중심 문장을 파악해 그 부분을 펜으로 지우거나 괄호를 치는 방법으로 가린 뒤, 앞뒤 내용만으로 중심 문장을 다시 유추해보는 훈련을 하면 고난도 문항인 빈칸 추론 유형에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훈련은 지문의 주제와 소재, 요지 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줌으로써 추후 수능에서 비슷한 소재를 주제로 한 다른 독해 지문을 접할 때도 훨씬 익숙하게 느끼도록 해준다.

김수진 기자 genie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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