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도시지역 빗물 정책은 ‘신속 배제’를 최우선으로 한다. 빗물은 빨리 내다 버려야 하는 존재로 여겨 땅 위에 떨어진 빗물을 빨리 ‘버리기’ 위해 도로포장 면적을 늘려왔다. 이로 인해 불투수면(콘크리트, 아스팔트 등)이 증가하여 빗물이 지하로 침투되지 못하면 이는 수질오염 물질의 증가, 도시 침수, 지하수 고갈, 하천 건천화 발생의 원인이 되곤 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신도시 개발사업 시 불투수면을 최소화하는 저영향개발기법(Low Impact Development·LID)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세종시를 건설하고 있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이 도시계획 단계에서부터 이 기법을 적용하는 국내 첫 사업이다.
행복청은 우선 2016년부터 개발되는 6생활권에 저영향개발기법을 적용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주관부처인 환경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였다. 이에 따라 기술 개발, 시행지침 및 유지관리지침을 마련하기 위한 공동용역을 2015년 9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진행한다. 환경부와의 업무적 협업은 ‘환경 vs 개발’의 대립 구도를 깨고 부처 간 협력을 통해 개발과 환경이 조화되는 모범사례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토대로 그동안의 빗물관리 계획 체계를 혁신적으로 바꾼 행복도시의 계획-설계-시공-유지관리까지 정책 모델은 향후 전국적으로 확대·적용하기 위한 매뉴얼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이충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은 “행복도시는 아파트 등 민간부문까지 빗물 침투시설(빗물을 지표면 아래로 침투시키기 위해 설치하는 도시 빗물관리 시설) 및 저류시설(빗물을 모아두기 위해 설치하는 시설)을 연계해 설치한다. 이는 빗물 유출 저감과 지하수 함양, 그리고 도시열섬 현상 저감과 미관을 고려한 시민 친화적인 시설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행복도시를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세계적인 모범도시’로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친환경 물 관리 기법은 향후 국내로 확산되어 도시개발로 인한 자연 파괴를 최소화하고 친환경적인 개발을 해나갈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물 부족 현상 및 이상기후로 인한 재해에도 우리나라를 살아남게 하는 초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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