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위 날린 600만원 중 500여만원 회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3일 03시 00분


대부업체 직원 주유하다 깜빡… 車트렁크위 돈봉투 놓은채 출발
수원 창룡문 주변 곳곳 5만-1만원권… 운전자들 비상등 켜고 줍기 소동
경찰 “임의 사용땐 횡령죄… 신고를”

12일 오전 11시 10분경 경기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 국도 1호선 창룡문 지하차도 주변. 도로를 달리던 차량들이 갑자기 정지하더니 비상등을 켰다. 오토바이들도 멈춰 섰다. 운전자들은 허겁지겁 도로로 나오더니 허리를 굽히고 무언가를 열심히 줍기 시작했다. 바닥에 떨어진 5만 원권, 1만 원권 지폐였다. 영화 속의 한 장면 같은 예기치 않은 횡재에 운전자들은 지나는 차량도 아랑곳하지 않고 현금을 찾아다녔다. 지폐는 이곳에서 약 400m 떨어진 주유소 사이 곳곳에도 흩어져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현금의 주인은 대부업체 직원 A 씨(33). 그는 이날 오전 11시 5분경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었다. 당시 그는 5만 원권 80장과 1만 원권 200장 등 현금 600만 원이 든 봉투 2개를 운반하고 있었다. 담배를 피우며 돈 봉투를 차 트렁크 위에 올려놨던 A 씨는 이 사실을 깜빡 잊고 그대로 출발했다.

A 씨는 오산 방향으로 5km나 운전한 뒤에야 돈 봉투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길을 거슬러 올라갔다. 현장에서 되찾은 돈은 고작 4만 원이었다. 하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주변을 수색하고 이날 밤늦게까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파출소에 돈을
갖다준 덕분에 500만 원이 넘는 돈이 회수됐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돈을 주워간 나머지 사람들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습득한 현금을 신고하지 않고 임의로 사용하면 점유이탈물횡령죄로 처벌받을 수 있으니 경찰서 또는 가까운 지구대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대부업체#돈봉투#도로#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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