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광주 남구 서동 사랑의 쉼터 주방에서 황영우 씨(오른쪽) 등 휴일 전담 자원봉사자들이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 남구 광주공원에서 운영되고 있는 무료 급식소인 ‘사랑의 쉼터’가 연중 무휴로 무료 급식을 제공할 수 있는 비결에는 휴일 전담 자원봉사자 12명의 숨은 땀방울이 있었다.
사랑의 쉼터는 새해 연휴인 1일부터 3일까지 노인 1900명에게 떡국, 불고기, 팥칼국수를 점심으로 제공했다고 4일 밝혔다. 이모 씨(81)는 “새해 연휴 기간에도 사랑의 쉼터를 찾으면 매일 점심을 먹을 수 있어 끼니를 거르지 않았다”며 고마워했다.
전국 대부분의 무료 급식소가 새해 연휴기간 문을 닫았다. 무료 급식소에서 일하는 공공근로자나 자활근로자들이 쉬는 데다 자원봉사의 손길이 부족한 탓이다. 1987년 문을 연 사랑의 쉼터는 1주일 평균 노인 5000명 정도에게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 사랑의 쉼터는 평일에는 자원봉사자 외에 조리사 2명, 자활 근로자 7명, 노인일자리 근로자 5명 등이 무료 급식을 돕는다. 사랑의 쉼터에는 주부, 직장인, 학생, 정년퇴직자 등 연간 3000명 정도의 자원봉사자가 일을 돕고 있다.
사랑의 쉼터도 휴일이 되면 조리사, 자활근로자, 노인일자리 근로자 등이 쉬고 자원봉사자의 도움 손길도 줄어든다. 하지만 사랑의 쉼터는 빨간 날이 되면 주방을 책임지는 휴일 전담 자원봉사자 12명이 있다.
휴일 전담 자원봉사자들은 대부분이 쉬는 빨간 날이 되면 번갈아가며 사랑의 쉼터에서 일을 한다. 휴일 전담 자원봉사자 가운데 가장 오랫동안 사랑의 쉼터에서 땀방울을 흘린 사람은 이만세 씨(65)다. 이 씨는 사랑의 쉼터가 문을 열었을 때부터 30년째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그는 2008년 건설 회사를 퇴직한 뒤에는 매일 사랑의 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현재 주방에서 칼국수 등 조리를 전담한다.
이들 자원봉사자 중에는 김해룡(58) 박정태 씨(57)같이 어려운 형편에 아픈 몸을 이끌고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 김정순 할머니(80)나 서동자(65·여) 안영옥(66·여) 김미자 씨(66·여) 등 주부들도 휴일이면 사랑의 쉼터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무료 급식을 돕고 있다.
휴일 전담 자원봉사자들 가운데 봉사시간이 가장 짧은 막내는 황영우 씨(57·광주 남구청 산림담당·6급)다. 황 씨는 2010년 7월부터 매주 한 번씩 사랑의 쉼터에서 무료 급식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막내답게 주방의 구석진 곳에서 식판을 닦고 있다.
황 씨는 “2006년부터 자원봉사에 눈을 뜨게 됐다. 봉사는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기쁨을 느끼고 만족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자원봉사를 800시간 정도 했는데 퇴직하기 전까지 1000시간을 채우고 싶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사랑의 쉼터는 매일 노인 624명의 한 끼 무료 급식 비용을 지원받고 있다. 끼니당 지원금은 2500원. 사랑의 쉼터를 찾는 노인이 하루 평균 800명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운영비는 항상 부족한 상황이다.
이금자 사랑의 쉼터 팀장(51·여)은 “전국 무료 급식소 가운데 365일 문을 여는 곳은 사랑의 쉼터가 사실상 유일할 것”이라며 “연중무휴 운영은 각계의 후원뿐 아니라 무료 급식을 돕는 자원봉사자 12명이 휴일마다 쉬지 않고 일해 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