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대리점, 본사 ‘판매 압박’ 甲질에 시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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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장려금 등 거래조건 일방변경… 10명중 2명 재계약 거절등 위협당해

대리점이 판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계약해지나 양도를 압박하는 등 대리점에 대한 본사의 ‘갑질’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7∼9월 33개 제조업체 1864곳의 대리점을 대상으로 한 불공정거래행위를 조사해 2일 발표했다.

대리점 창업비용은 평균 2억8600만 원, 평균 계약 기간은 1.5년이었다. 하지만 대리점주 687명 중 20.1%(138명)는 재계약 때 ‘갱신 거절’이나 ‘해지 위협’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대리점이 심각했다.

‘본사가 판매 목표를 설정했다’고 답한 대리점주가 58.3%(399명)에 달했고 이 중 절반이 넘는 52%는 판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판매장려금 삭감 등의 불이익을 당했다고 했다. 응답자의 31%는 계약 기간 동안 본사가 수수료 비율, 판매장려금, 공급가격 등 거래조건을 일방적으로 변경해 피해를 봤다고 하소연했다. 대리점주의 13.8%는 주문하지도 않은 제품을 일방적으로 공급하거나 유통 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강제로 구입하게 하는 ‘밀어내기’를 당했다. 밀어내기 횟수는 월 1.7회, 금액은 684만 원 정도였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스크린골프 본사의 횡포가 특히 심각했다. 324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87%는 ‘기존 대리점 근처에 협의 없이 신규 점포를 내는 것’을 가장 큰 고통으로 꼽았다.

실제 매장 오픈 당시 반경 500m에 평균 2.29개였던 스크린골프장은 최근 3.39개로 48% 증가했다. 한 번에 1억3900만 원이 들어가는 장비 업그레이드도 수시로 이뤄졌다. 서동록 서울시 경제진흥본부장은 “정기적인 실태조사를 벌여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뿌리 뽑겠다”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대리점#본사#甲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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