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해운社 대표, 2년간 200억 해외도박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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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상습도박 또다른 3, 4명 출국금지… 한번에 3억원 넘게 베팅하기도
동남아 카지노-환치기 등 내용 담긴 김태촌 양아들 스마트폰이 수사 단초

기업인 해외 원정도박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국내 엔지니어링업체 2곳의 전·현직 대표 등의 상습도박 혐의를 추가 포착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검찰은 켄오스해운 문식 대표(56)에 대해 200억 원대 도박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폭력조직과 연계된 유력 인사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는 서울 강남의 엔지니어링업체 O사 전 대표와 H사 대표를 포함한 기업인 3, 4명이 폭력조직과 연계된 동남아 카지노 VIP룸(일명 정켓방)에서 거액의 도박을 한 혐의를 포착하고 이들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중 일부 기업인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마쳤으며 조만간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

검찰은 최근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회장(50)을 구속했으며, 상장업체 I사 대표 오모 씨(54), 경기 광주의 강남300골프장 맹성호 회장(87) 등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문 대표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에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200억 원대 해외 원정도박을 벌인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회삿돈 일부가 도박에 사용된 혐의도 잡고 문 대표에게 상습도박 혐의와 함께 외국환거래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도 추가 적용했다. 일부 기업인들은 한 번에 3억 원이 넘는 돈을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검찰에 소환된 강남300골프장 맹 회장은 베트남의 대표적 휴양도시인 다낭의 크라운플라자 호텔 카지노에서 수십억 원대 도박을 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맹 회장이 고령인 점을 감안해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 수사는 올해 3월 횡령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체포한 폭력조직 ‘범서방파’ 두목 고 김태촌 씨의 양아들 김모 씨(42)의 스마트폰 등이 단서가 됐다. 폭력조직이 해외에 도박장을 개설하고 국내 유력 기업인들을 도박 손님으로 유치해 ‘환치기’ 수법으로 도박자금을 제공한 뒤 수수료를 챙긴 정황이 검찰이 압수한 스마트폰 등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광주송정리파’ ‘학동파’ ‘영산포파’ 등을 비롯한 국내 폭력조직들은 마카오,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등에 롤링업자(도박장 에이전트)를 두고 도박장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찰은 지금까지 26명을 입건해 12명을 구속하고, 2명은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14명은 폭력조직원 9명, 기업인 3명, 브로커 2명이다. 검찰은 베트남에 원정도박장을 개설해 도박을 알선한 롤링업자 신모 씨에 대한 구속영장도 청구해 유력 인사 도박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해외 원정도박이 국내 폭력조직의 새로운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관석 jks@donga.com·신동진 기자
#해운사#해외도박#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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