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진로체험… “이젠 꿈을 구체적으로 설계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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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자유학기제 시범학교 가보니

자유학기제 시범운영 학교인 서울 노원구 신상중 학생들이 지난달 24일 화가 진로체험 시간에 ‘판화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자유학기제 시범운영 학교인 서울 노원구 신상중 학생들이 지난달 24일 화가 진로체험 시간에 ‘판화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내년부터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된다. 이에 앞서 올해 시범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학교들은 ‘일일 직업탐방’ ‘공공기관 진로체험 프로그램’ 등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 시험 없이 한 학기 동안 진로를 찾는 자유학기제를 올해 운영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 신상중은 올해 1학기 매주 수요일마다 수업시간을 이용해 진로 탐색 과정을 운영했다. 지난달 24일에는 ‘노원상상이룸센터’의 교육기부를 받아 ‘진로하루 산책’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만화가, 연극인, 게임개발자, 모델, 방송·시나리오 작가, 화가, 에코디자이너 강사 등의 도움을 받아 각 직업을 체험했다.

이날 모델반을 선택한 학생들은 “감정을 표정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강사의 요구에 어색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적극적으로 지도를 받았다. 연극 수업에 참여해 ‘행복한 감정’을 연기하던 한 학생은 “배우가 되고 싶은 생각은 있었지만 막상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는데 이렇게 강의를 듣고 체험을 해보니 좀 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만화가 체험반을 선택한 학생들은 만화 캐릭터를 그리고, 학교를 찾은 강사에게 만화가가 되는 법 등의 강의를 들었다. 강지민 양(13)은 “미술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커서 미술과 관련된 직업을 가질 생각은 못했는데 직접 만화를 그려 보니 적성에도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넓은 눈으로 직업을 생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강원 정선군 사북중은 비도시권의 어려운 여건을 딛고 자유학기제 시범사업 우수학교로 꼽히고 있다. 비결은 지역사회 자원을 진로체험 인프라로 활용한 것. 읍사무소와 파출소, 119안전센터, 사북역 등 공공기관에서는 공무원 체험을, 파리바게트나 현대차블루핸드 자동차정비소 등 민간영역에서도 그에 맞는 다양한 직업체험을 할 수 있게 했다. 지역 레스토랑인 ‘삼탄아트마인’은 학생들에게 바리스타, 요리사 등 진로체험을 지원했다. 사북청소년장학센터, 정선군 교육지원청 등 관계 기관이 적극적으로 지역 기관과의 연결을 도와준 것도 성공 요인이다.

자유학기제 시범운영 학교들은 “진로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하던 학생들이 자유학기제를 경험하고 나서는 ‘친환경 의류 디자이너’나 ‘제빵사’처럼 구체적인 모습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진로체험 지원을 받으면서 학생들의 시야도 그만큼 넓어졌다는 것이다. 또 자유학기제가 성공하려면 다양한 직업을 경험할 수 있는 기관이나 회사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자유학기제에는 국내 주요 대기업뿐만 아니라 공기업이나 연구원 성격을 가진 기관들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광고박물관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에너지 관련 키트 만들기 체험을 진행하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자기부상 원리와 무선충전의 원리를 가르치는 ‘한국전기연구원’ △한의사 멘토링을 지원하는 ‘한국한의학연구원’ △해양쓰레기 방지법과 관련 분야 진로 교육을 진행하는 ‘해양환경관리공단’ 등이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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