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빚내서라도 메르스 추경 5000억 편성”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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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6기 1주년 박원순 서울시장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경제 전도사’로 변신했다. 박 시장은 민선 6기 취임 1주년인 1일 기자회견을 열어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데 선제대응, 적극대응, 총력대응을 펼치겠다. 서울시의 모든 정책과 조직, 예산을 아낌없이 쏟아 부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시장은 지난해 6·4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뒤 취임식에서 ‘안전’ ‘복지’ ‘창조경제’란 세 가지 키워드를 앞세워 민선 6기의 밑그림을 그렸다. 세월호 참사 때문에 안전이 가장 강조됐고 다음은 복지였다. 하지만 1년 만에 그 자리를 경제가 차지한 것이다.

메르스 사태에서 박 시장은 지난달 4일 심야 긴급 브리핑을 하며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했다. 정부보다 앞선 정보 공개가 긍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한편으로는 과도한 불안을 조성해 경제를 위축시켰다는 비판도 따랐다.

박 시장은 “(경제 회복을 통해) 시민의 삶을 지키는 것은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 못지않은 중차대한 과제다. 시는 메르스로 인해 상처 받은 민심을 치유하고, 민생을 살리고, 무너진 경제를 살리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5000억 원 규모의 긴급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검토 중이고 필요한 재원 중 일부는 단기차입을 통해서라도 마련할 것이라고 박 시장은 설명했다. 또 메르스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큰 피해를 본 관광업 활성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방한을 취소한 외국인 관광객이 14만 명에 달하고, 이로 인한 관광수입 손실분도 1200억 원이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며 “100억 원대 자금을 해외 광고에 집중 투입하고, 동남아와 중국의 도시로 직접 가서 현지 프로모션과 특별 이벤트를 개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스 사태를 지휘하며 ‘메르스대책본부장’ ‘방역본부장’을 자처했던 박 시장은 “앞으로 ‘관광대책본부장’으로도 일하겠다”고 밝혔다.

대대적인 의료 분야 개혁도 예고됐다. 박 시장은 “메르스 사태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보건의료 분야와 감염병 방역체계의 전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서울시 차원에서의 과감한 공공의료 혁신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스 사태로 피해를 본 병원에 대한 지원도 약속했다. 박 시장은 “중앙정부가 병의원에 대한 160억 원 수준의 보상계획을 갖고 있는데 충분치 않은 것 같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서울시도 최소한의 보상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강남권 개발과 인사 문제 등을 놓고 강남구와 마찰을 빚고 있는 박 시장은 “사실 감정과 자존심이 상하는 부분도 있지만 내려놓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메르스#박원순#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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