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오 제품 207개중 10개만 ‘진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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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전수조사 결과 공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백수오 제품 중 약 5%만 ‘진짜’ 백수오 원료가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6일 발표한 백수오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되는 207개 제품 중 진짜 백수오를 사용한 제품은 단 10개에 불과했고, 40개 제품에서는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 나머지 157개 제품은 제조 단계를 거치면서 DNA가 파괴돼 이엽우피소 혼입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식약처는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40개 제품은 전량 회수 조치했고, 해당 회사에는 제조 정지 처분을 내렸다.

가짜 백수오가 검출된 40개 제품 중 건강기능식품은 단 1건으로 농협이 제조한 ‘한삼인분’(현재 판매 중단)인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39개 제품은 일반 식품이었다. 장기윤 식약처 차장은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라도, 검사성적서 등을 통해 차후 이엽우피소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 확인되면 판매를 허용하겠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이엽우피소 혼입 여부를 판단할 수 없는 157개 제품 중 40개의 원료를 수거한 결과 22개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돼 압류 조치했다. 식약처는 “기본적으로 이엽우피소 혼입 여부를 알 수 없는 157개 제품도 제품 판매 중단을 요청하겠다. 단, 영업자가 이엽우피소 함유 여부를 자진 입증하면 판매를 허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병당(375mL) 백수오 0.014g이 사용되는 국순당 ‘백세주’ 완제품에서는 이엽우피소 함유 여부를 밝혀내지 못했지만 원료 2건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돼 판매 중단을 요청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엽우피소가 완제품에 혼입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면 판매 허가를 재개할 방침이다. 안만호 식약처 대변인은 “현재로선 국순당이 가짜 백수오 원료를 사용하지 않았는지, 사용했는데 미량이라 제조 과정에서 사라졌는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순당은 26일 시중에서 판매하는 ‘백세주’ ‘백세주 클래식’ ‘강장백세주’ 등 100억 원어치의 제품을 자진 회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순당 측은 “식약처 조사 결과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원료로 제조된 제품은 아직 시중에 유통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수족냉증 치료제 거창만령단, 비타민제 비맥스에스정 등 의약품과 농산물로 유통 중인 백수오제품 31건 중 19건에서도 이엽우피소가 검출돼 폐기 처분했다.

식약처는 이번 파동을 계기로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뿐만 아니라 진짜 백수오에 대해서도 독성검사를 하기로 했다. 독성검사에는 최대 2년이 소요될 예정이다. 그뿐만 아니라 △기능성 인정 원료의 안전성·기능성 재평가 △육안 구분이 어려운 원재료에 대한 시험법 마련 등 기능성 식품제도를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

오송=유근형 noel@donga.com / 박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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