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가득채운 기원대회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반도 통일과 세계 평화를 위한 기원대회가 열렸다. 이 행사를 주최한 대한불교조계종에 따르면 기원대회에는 해외 종교지도자 200여 명을 비롯해 불교 신도와 시민 등 30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부처님오신날(25일)을 앞두고 16, 17일 이틀간 서울 광화문광장과 종로 등 도심 일대에서 신도와 시민 등 30만 명이 참가한 사상 최대 규모의 불교 행사가 열렸다.
16일 한반도 통일과 세계 평화를 위한 기원대회와 중요무형문화재인 연등회에 이어 17일 오전 서울 조계사에서 2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수륙무차대재’가 봉행된 것. 수륙무차대재는 하늘과 땅, 물과 육지에 존재하는 외로운 영혼을 위로하고, 살아있는 자의 복을 빌기 위해 지내는 불교 의례로 올해는 6·25전쟁에서 희생된 영혼들을 위로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수륙재는 남과 북, 그리고 동서의 차별을 두지 않고 6·25전쟁에 참전한 모든 국가의 희생자를 위로하고 고통 없는 열반으로 인도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더불어 네팔 지진 참사로 인한 희생자와 세월호 사건의 희생자와 가족들 모두 함께 위로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 행사에는 기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해외 종교계 지도자와 네덜란드, 베트남, 네팔, 스리랑카, 캄보디아 등의 대사들이 참석했다.
이날 조계사 인근 우정국로에서는 연등회의 일환으로 전통문화마당 행사도 마련돼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 등 2만여 명이 몰렸다.
16일 오후에는 광화문광장에서 기원대회가 열렸다. 조계종에 따르면 이 행사에는 200여 명의 해외 종교계 지도자를 비롯해 조계종을 포함한 다른 불교 종단 스님 1만여 명과 불교 신자, 연등행렬에 참여한 시민 등 30만 명이 참석했다. 이 대회에서도 지진으로 희생된 네팔인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고 세월호 유족을 위로한 뒤 ‘한반도 평화를 위한 2015 불교 통일선언문’을 발표했다.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의 법어에 앞서 모든 참석자가 마음을 바르게 하나로 집중하는 5분의 선정(禪定) 시간이 이어졌다. 세 번의 죽비 소리가 울리자 행사장에 모인 세계 각국의 수행자와 불자들은 한마음으로 한반도 통일과 세계 평화를 기원했다. 진제 스님은 법어에서 “범부와 성인이 근본적으로 둘이 아니다. (자신의) 마음을 깨달아 ‘참나’를 찾아 세상의 주인이 되면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국 스님들, 이 순간을 영원히… 16일 스마트폰과 카메라로 기원대회 모습을 담고 있는 외국 스님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해외 종교지도자 대표들은 ‘세계 종교지도자 평화기원 선언문’에서 “종교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그 어떠한 폭력이나 배타적인 행위를 반대한다”며 “종교 간 대화와 교류에 적극 협조해 종교 화합과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동국대에서 출발한 연등행렬은 동대문과 종로를 거쳐 광화문광장에 집결했다. 올해에는 ‘평화통일 한반도등(燈)’ ‘태극기등’을 비롯해 각양각색의 독특한 연등이 시민의 눈길을 끌었다.
조계종 기획실장 일감 스님은 “우리 불교 1700년 역사에 남을 만한 큰 행사가 불자를 포함한 시민들의 협조로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며 “특히 해외 종교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반도 평화와 세계 평화를 위한 노력을 다짐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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