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교수님 사랑합니다”… 인하대의 특별한 ‘스승의 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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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평소 존경하는 교수 추천… 학생상담 건수-강의평가 점수 종합
10명 선정… 제자들과 오찬하며 덕담

‘내가 기억하는 교수님, 우리가 사랑하는 교수님’에 추천된 인하대 교수들이 13일 스승의 날에 앞서 자신들을 추천한 제자로부터 큰절을 받으며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 왼쪽에서 네 번째는 인하대 최순자 총장.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내가 기억하는 교수님, 우리가 사랑하는 교수님’에 추천된 인하대 교수들이 13일 스승의 날에 앞서 자신들을 추천한 제자로부터 큰절을 받으며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 왼쪽에서 네 번째는 인하대 최순자 총장.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수리논술 수강 학생들에게…. 어제와 목요일엔 계속해서 ‘기축시대’를 강의한단다. 학기 초에 들뜨지 말고 차분하게 공부하기 바란다.”(아부지가)

얼핏 보면 중학교나 고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당부하는 말처럼 보이지만 이 글은 인하대 수학교육과 박제남 교수(55)가 지난해 9월 2일 2학기 첫 수업에 임하는 제자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담아 보낸 메일 중 일부다.

이 학교 수학교육과 이하영 씨(22·3학년) 등 3명은 스승의 날(5월 15일)을 맞아 인하대가 진정한 스승을 찾기 위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한 ‘내가 기억하는 교수님, 우리가 사랑하는 교수님’에 박 교수를 추천했다.

이 씨는 추천 사유서에 “1학년 1학기 신입생의 들뜬 마음으로 들어간 미적분학 첫 시간. 교수님은 가방검사와 복장검사를 하셨죠. ‘대학 생활은 놀고먹는 것이 아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진정한 대학 생활’이라고 하셨죠. 그리고 수업시간마다 진심 어린 잔소리를 하시죠. ‘일주일에 두 번은 밤새워 가며 공부를 해야 한다’고…. 제남 교수님 항상 고맙고 사랑합니다♥”라고 적었다.

다른 학생들은 “시험 결과 하위 5명에게 보충지도를 해주고 휴학과 전과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용기를 주고 전과할 방향을 잡아주신다. 수학 교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교수님은 정신적 멘토이자 진정한 스승”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전자공학과 우성대 씨(23·3학년)는 윤광섭 교수(57)를 존경하는 스승으로 추천했다. 우 씨는 “정규수업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토요일에 수업을 여는데 많은 학생들이 참여한다. 제자들의 외국어 실력 향상을 위해 매주 금요일 오후에는 영어 성경 읽기와 다과회를 열어주신다”고 말했다.

인하대는 스승의 날을 맞아 교수와 학생이 함께하는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 ‘내가 기억하는 교수님, 우리가 사랑하는 교수님’을 준비했다. 교육현장에서 사라져 가는 사제 간의 정을 돈독히 하고, 교육 사명감으로 학생들을 사랑과 훌륭한 수업으로 지도하는 진정한 스승을 찾기 위해 마련했다.

인하대는 4월 29일부터 5월 6일까지 학교 홈페이지, 인하대 페이스북, 인하광장 등에 홍보했는데 마감 당일 밤 12시까지 교수를 추천하겠다는 문의가 이어질 정도로 관심이 많았다.

총 55명의 학생이 총 50명의 교수를 추천했는데 공정한 선발을 위해 교수 5명이 심사위원으로 참가해 추천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학생 상담 건수, 강의 평가 표준점수를 종합해 최종 10명의 교수를 올해 스승의 날 ‘학생 추천에 의한 존경하는 교수’로 선정했다.

13일 교수를 추천한 학생들은 인하대 본관 앞에서 평소 존경하는 스승에게 미리 준비한 꽃을 전달하며 머리 숙여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 선정된 교수들과 제자들은 이날 오찬을 함께하며 덕담을 나눴다. 인하대는 교수의 이름이 새겨진 볼펜을 전달했다.

인하대 최순자 총장은 “학생들에게 추천받은 교수님들은 누구보다 제자들과 많은 소통으로 교육을 이끌어 주고 계신 이 시대의 진정한 스승”이라며 “학생 여러분도 교수님의 마음을 기억하며 자신들의 꿈을 이루는 데 더욱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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