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미국서 사기 대출, 국내서 돈세탁 인출책 2명 추가 기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일 20시 00분


코멘트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미국 시중은행으로부터 받은 사기 대출금 1100만 달러(약 122억 원)를 국내에서 세탁해준 인출책 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2013년 처음 적발돼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검찰과 경찰은 미국 연방수사국(FBI)과의 수사 공조를 통해 10배가량의 범죄수익을 추가로 찾아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이정수)는 2010~2012년 나이지리아인 B 씨(45)가 미국 시중은행에서 빼돌린 주택담보대출금(HELOC)을 무역대금으로 가장해 국내 계좌로 들여온 뒤 다시 달러로 환전해준 장모 씨(39)와 권모 씨(36)를 사기 및 사문서위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장 씨 등은 페이퍼컴퍼니 설립과 인출 환전 등 역할을 나눠 범행을 도운 뒤 수수료 1%(약 1억2000만 원)를 챙겼다.

검찰에 따르면 장 씨와 권 씨는 2009년경 서울 이태원 일대에서 B 씨를 처음 만나 범행을 공모했다. B 씨는 당시 미국 은행들의 HELOC 대출 확인 절차가 허술한 점을 이용해 미리 확보해둔 고객 정보로 5000~45만 달러씩 대출받아 장 씨의 차명 계좌 등으로 송금했다. B 씨는 한국이 미국과 교역량이 많고 외환 서비스가 빠르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 씨와 권 씨는 2013년 108만 달러(약 11억 원)를 세탁한 혐의가 적발돼 각각 징역 2년과 2년6개월을 선고받았지만 검찰과 경찰의 추가 수사를 통해 범행 규모가 기존의 10배가량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B 씨는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조건희기자 beco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