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경인아라뱃길 수륙양용 버스 5월 15일 첫 운항… 미리 타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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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던 버스가 물속 풍덩 ‘악’ 하는 순간… 물살 갈라

“자! 카운트다운을 함께해 보시죠. 10초 후 아쿠아버스가 경인아라뱃길 물속으로 들어가겠습니다.”

21일 오전 인천 서구 경인아라뱃길 경인항 함상공원 옆 수륙양용 아쿠아버스 선착장에서 울려 퍼진 목소리다…

도로를 시속 20km로 달리던 아쿠아버스(사진)가 물살을 가르며 망설임 없이 그대로 아라뱃길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아쿠아버스 안에 탄 기자 등 승객 20여 명은 순간 “아∼” 하는 탄성을 질렀으나 물속으로 들어간 버스가 수면 위에 그대로 떠 있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선박 엔진 2대가 굉음을 내며 작동을 시작하자 아쿠아버스는 차츰 속도를 높여 경인아라뱃길을 항행했다.

이날 시범 운행한 아쿠아버스 시승식에 초청을 받은 김성영 씨(46·인천 중구)는 “아쿠아버스가 물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마치 놀이동산 바이킹을 탄 듯 짜릿했다. 도로 위를 달릴 때는 일반버스와 별 차이가 없었는데 물속에서도 도로처럼 주행을 한다는 사실이 신기하다”고 탑승 소감을 말했다.

도로와 수로, 강에서 동시에 승객을 수송할 수 있는 복합형 교통수단인 수륙양용 아쿠아버스가 5월 15일 경인아라뱃길에서 첫 운항을 시작한다. 경인아라뱃길 인천터미널을 출발해 시천나루∼목상교∼아라마루∼계양을 운행한다. 육상에서 50분, 수상에서 15분을 달린다. 요금은 성인 기준 3만 원. 초중고교생은 2만5000원.

폭 2.5m, 길이 12.5m, 높이 3.7m 크기로 39명을 동시에 태울 수 있다.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들어진 아쿠아버스는 개발과 운행을 위한 인허가를 받는 데 11년이 걸렸다. 육상에서는 관련법에 따라 최고 속도가 시속 60km 이내로 제한돼 있다. 물속에서는 최고 11노트까지 속도를 낼 수 있지만 안전을 위해 6∼7노트로 달린다. 차체는 알루미늄과 섬유강화플라스틱(FRP)으로 제작됐다. 승객이 내리고 오르는 탑승구는 완벽하게 방수처리가 됐다.

아쿠아버스의 대당 가격은 10억 원 정도. 국내 기업인 아쿠아관광코리아㈜가 만들었는데 2개의 특허를 보유했다.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환경부로부터 자동차안전검사증, 선박검사증서, 환경평가증서를 각각 받았다.

이 버스의 특징은 스웨덴 선박 엔진 2대와 현대자동차의 버스 엔진 1대 등 총 3개의 심장을 달고 있다는 것. 각각 260마력의 힘을 내는 선박 엔진은 만일의 안전사고에 대비해 2대를 설치했다. 이 때문에 아쿠아버스에는 버스운전사와 선장 등 2명이 항상 탑승해 역할을 분담한다. 아쿠아버스를 개발한 아쿠아관광코리아㈜는 총 7대의 버스(2대는 예비용)를 이용해 국내외 관광객을 연간 30만 명 유치할 계획이다. 내달 15일부터 아쿠아버스가 운행을 시작하면 국내 관광명소로 이름을 얻고 있는 경인아라뱃길 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륙양용 아쿠아버스는 미국 마이애미에서 1990년대 초 처음 선을 보였다. 현재 미국 보스턴에서는 32인승 아쿠아버스 25대가 연간 30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해 해마다 650억 원의 관광 수입을 올리고 있다.

아쿠아관광코리아㈜ 측은 수륙양용 아쿠아버스가 향후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는 중국 환승객을 유치하는 데 큰 효자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회사는 내년 인천 송도 센트럴파트에서 운항을 시작해 한강과 부산 해운대, 제주도 성산포에서도 아쿠아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장호덕 아쿠아관광코리아 회장은 “현재 중국에는 아쿠아버스가 단 한 대도 운항하지 않고 있어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경인아라뱃길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032-747-3355, 1670-3355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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